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5월초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현재 한 대행이 이끌고 있는 한국 정부가 대선을 의식해 미국과의 통상·관세 협정을 서두르고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한 대행을 정면 겨낭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구로구에서 '직장인 간담회' 행사를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이달 1일 사퇴, 2일 대선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웬만하면 그 분 이야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기가 막힌 장면을 봤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미 재무장관이 '(한국 행정부가) 협상을 조기 타결해서 선거에 활용하려 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더라"며 "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설마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지난 29일, 한국의 6.3 조기 대선과 일본 참의원 선거 등을 언급하면서 "이들 국가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거 전에 무역협상 기본 틀(framework)을 마련하기 원하고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 국내용 발언"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최상목 "한미 협상 관련 베선트 발언은 美 국내용")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결국 협상단, 혹은 협상단을 지휘하는 총리께서 미국과의 협상을 정치에 활용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럴 수는 없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상상 이상"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출마를 해도 다 좋은데, 현재 공직자이지 않느냐"며 "공직자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을 저버리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는 앞서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다룬 언론 보도를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세상에 이럴 수가"라는 짤막한 비판성 논평을 달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노동절인 1일에는 한국노총 방문과 비정규직 노동자 간담회에 이어 경기 북부 포천·연천 등지를 방문해 '경청 투어' 일정을 시작한다.
황정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1차 경청 버스는 5월 1일 경기 북부를 시작으로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거쳐, 5월 4일 충청북도에서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경청투어 대상지는 대도시에 비해 규모가 작아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자주 방문하지 못했던 지역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직장인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경청 투어'의 의미에 대해 "우리가 정치를 할 때는 국민의 뜻을 대신하는 대리인을 뽑는 것인데, 보통 우리가 국민 말씀을 듣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주장을 내세우고 자기 이야기만 하지 않느냐"며 "그래서 '듣는 선거', '경청 선거'를 해보자는 컨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방문 지역을 선정한 기준에 대해서는 "우리가 본선거 때 실제 가보지 못하는 지역들을 가보자는 취지"라며 "소외·외곽 지역이고 대체로 민주당 열세 지역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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