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본류' 한덕수, '4말 5초' 대선 출마 초읽기

거취 입 다문 한덕수, 발은 '대선 앞으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6.3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한 대행은 25일 출마 여부에 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보수층과 젊은층을 타깃으로 사실상의 대선 행보를 이어갔다.

한 대행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순직의무군경의 날' 행사에 참석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롭고 평온한 일상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헌신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특수한 안보 현실 속에서 우리 청년들은 기꺼이 자신의 젊음을 바치며 국토방위의 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우리 젊은이들의 자랑스럽고 푸르른 꿈이 이 땅 위에 활짝 꽃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한 대행의 출마를 전제로 하는 '빅텐트론'에 입을 모으고, 한미 통상 협의가 궤도에 오른 가운데, 연일 이어지는 한 대행의 광폭 행보는 대선 캠페인을 방불케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이날 한 대행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출마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회피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의 출마선언 시점에 관한 관측도 구체화되고 있다. 그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다음 달 4일까지 사퇴해야 하는 만큼, '7월 패키지 합의'에 의견 접근을 이룬 한미 통상협의 후속조치 논의를 마무리한 뒤 4월 말~5월 초 사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한 대행이 29일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해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없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30일 사임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2회 순직의무군경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3일 사이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일정도 한 대행의 출마 선언과 이후 예상되는 단일화 수순에 부합한다. 국민의힘은 29일 최종 경선에 진출하는 후보를 2명으로 추린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곧바로 후보를 확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음 달 3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비슷한 시기에 한 대행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후보 등록기간인 11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도 한 대행을 포함하는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성에 대체로 열린 입장이다. 다만 이들이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를 확정한 뒤에도 한 대행에 대한 유연한 입장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거취에 관한 모호한 태도로 주목도를 끌어올렸어도 한 대행의 대선 출마에 가장 큰 난관은 명분 부족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탄핵까지 국무총리로서 국정에 깊게 관여한 '탄핵 정부 2인자' 꼬리표가 최대 부담이다. '탄핵의 강' 논란으로 사분오열 중인 보수 진영에 '탄핵의 본류'가 유입돼 정권 연장을 모색하는 모양새가 된다.

오랜 공직 관록과 미국발 관세 전쟁에 대응할만한 경제와 통상 분야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워도, 여야를 넘나들며 요직을 두루 거친 그에겐 노회한 75세 인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 대행 출마에 대한 여론의 호응도 높지 않다. 이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감으로서 그에 대한 인식은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36%, '지지 의향 없다' 26%로 나타나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과 엇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특히 중도층에선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40%, '지지 의향 없다' 30%로 나타났다.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그는 지난 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6%를 기록했다. 갤럽은 "국민의힘 주자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2~2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 대상, 한국갤럽 자체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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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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