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기자폭행' 논란에…민주당 "허용 안 되는 폭력상황"

"유튜버도 대안언론"이라던 權, 비판적 언론엔 '지라시' 비난 … 野 "언론 자유 폭행"

더불어민주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기자 폭행' 논란에 대해 "국회 내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한 치도 허용해선 안 되는 언행이었다"고 강력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7일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전날 권 원내대표가 <뉴스타파> 취재기자를 물리적으로 제지한 행위 등에 대해 "현직 기자가 소속과 신분을 밝히고 취재를 하는데 (권 원내대표가 이를) 물리력으로 제지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으로 모욕을 줬다. '폭력 상황'이라 규정하는 데에 무리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의 행위는) 해당 언론사와 그 취재 행위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적대감을 가감없이 드러낸 장면이었다"며 "<뉴스타파>가 아닌 어떤 언론사라도(마찬가지다.) 보도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현직 정치인이, 그것도 공당의 원내대표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헌 관련 토론회 직후 <뉴스타파> 소속 취재기자의 질문을 거부하면서 기자의 손목을 잡아 끄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고, 해당 언론사에 대해 "언론사가 아니라 지라시"라고 비난해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매체가 당일 공개한 영상을 살펴보면, 권 원내대표는 당시 토론회장에서 나와 언론 브리핑을 진행한 뒤 이동하던 중 "국민의힘이 '국민께 죄송하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무엇이 죄송한 것이냐"는 취지로 추가 질문을 하는 이 매체 기자의 질문을 거부하며 이같이 행동했다.

당시 권 원내대표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누구를 취재하러 왔느냐"고 기자에게 따져물었다. 기자가 "토론회를 취재하러 왔다"며 질문을 이어가자, 권 원내대표는 주변 당 관계자들에게 '국회 미디어담당관을 오라고 하라'고 지시하며 기자의 손목을 잡아채 끌고 가듯 이동했다.

해당 기자가 "손목을 강제적으로 잡으신 걸 사과해달라", "저한테 폭력을 행사하시지 않았나"는 등 항의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에 응답하지 않은 채 당 관계자들에게 "(해당 기자를) 출입금지 조치 취하라고 하라"고만 거듭 지시했다. "(해당 기자를) 도망 못 가게 잡아"라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해당 기자가 '비상계엄 해제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18명만 참여했고, 이는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아니지 않나'는 취지로 질문하자 "<뉴스타파>하고는 안 하니까 그냥 가시라"고 특정 언론을 겨냥한 날선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뉴스타파>도 언론사'라는 항의에 그는 "<뉴스타파>는 언론사가 아니다", "언론사가 아니라 지라시다"라는 등 비난을 쏟아냈다.

노 원내대변인은 "기자의 취재에 대해서 손목을 잡아서 제재하고 끌고 가고, 저희 파악으로는 한 30여 미터 끌고갔던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도망가지 못하게 막아'라고도 했다. 기자가 도망간다고 했느냐"라며 "그런 모욕적인 말을 굉장히 위압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해당 매체를 '언론이 아닌 지라시'라고 비난한 권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서도 "해당 기자와 <뉴스타파> 기자들도 다 한국기자협회에 가입돼 있다. 한국기자협회 지회가 <뉴스타파> 내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민주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공당의 원내대표가 기자의 질문이 불편하다고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다"며 "단순 폭행이 아니라 언론 자유에 대한 폭행"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민께 죄송하다'는 국민의힘의 현수막이 무슨 의미인지 물었을 뿐인데 폭행을 하다니 '죄송하다'는 말은 마지못한 기만책인가"라며 "권 원내대표의 폭행은 국민의힘이 감춰온 야만적 본성이며 오만한 특권의식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의 '지라시' 발언을 두고도 "편협한 언론관에 뿌리를 둔 언론 자유 침해와 폭력 행사"라고 했다. '도망 못 가게 잡아'라는 지시에 대해선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윤석열의 지시가 떠오른다"고도 했다.

전날 국민의힘 측은 해당 매체의 영상이 논란이 되자 "뉴스타파 기자의 행위는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이었다"며 "취재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무리한 취재 행위는 언론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는 악의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자신이 피해자인 양 폭력을 정당화하고 언론을 겁박하려는 2차 가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특히 여성 기자를 대상으로 폭력적으로 행동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질문하는 기자가 남성이었어도 권 원내대표는 어제와 같이 쉽게 기자의 신체에 폭력을 가했겠나"라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일관하던 윤석열과 함께 했던 권 원내대표의 성차별적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여성들은 일상에서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살아간다"며 "그러한 성차별을 근절해야 할 책무가 있는 공당의 정치인이 여성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권 원내대표는 폭력으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여성 기자의 폭행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및 지난 1월 등 계엄·탄핵 국면에서도 특정 언론의 질문을 거부하는 등 행위로 언론관 논란이 인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직후인 지난해 12월 18일, 의원총회 직후 언론브리핑 자리에서 문화방송(MBC) 기자의 질문에 "다른 언론사가 하라"고 답을 회피했다. 이어 1.19 서부지법 폭동사태 직후인 지난 1월 21일엔 원내대책회의 직후 언론브리핑 자리에서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등 특정 언론사의 질문에 선택적으로 답변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 관련기사 : 국힘 "헌재소장 대행이 이재명 절친"…'사법부 테러'에도 또 헌재 때리기)

당시 국민의힘에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극우성향 유튜버들에게 선물을 전달한 것이 알려져 '당 극우화'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선 "유튜버도 대안언론"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대안언론'들에게 명절에 인사차 조그만 선물을 하는 걸 가지고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비난하는 태도가 오히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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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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