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尹 '관저 만찬' 보도에 "제왕적…염치가 있어야"

김재섭도 "尹 막후정치 매우 부적절, 당에 도움 안 돼"…韓 차출론에 '4불가론' 눈길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당한 후에도 한남동 관저에서 외부 인사들을 불러 만찬을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이 제왕적인 면이 있다는 생각"이라며 "염치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국가 경제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너무나 큰 피해를 봤지 않느냐", "국민들께 죄송함도 있어야 되지 않느냐"며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지지자들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여전히 본인만의 세상에서 투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성 또는 자기 주변 지지자들만의 성에 갇히기 쉬운데, (자기만의 성에) 고립되면 판단력도 객관적인 여론도 잃어버린다. 아마 윤 전 대통령도 그러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지난 10일 JTBC <뉴스룸>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로도 거의 매일 외부 인사들을 불러 식사를 함께 했다"는 정부 소식통의 발언과 함께, 지난 7일 오후 한남동 관저에 식자재 운반 차량이 드나들고 조리복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보도했다.

김 의원은 이처럼 윤 전 대통령이 당 소속 정치인 등과 만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관저 정치"라며 "꾸준히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고, 불러서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면서 관철해 줄 것을 요구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그 노력이 결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오는 분들께서 앞다퉈 윤 전 대통령을 알현하러 가고 '내가 윤 대통령의 적자'라는 걸 내세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선거가 제대로 되려면 대통령에 대한 부분이 정리돼야 한다. 안 되면 대통령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본인의 투쟁에 (당을) 이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당의 자세에 대해 "당연히 징계해야 한다"며 "기준이 당헌이어야 한다. 당헌은 당이 존재하는 이유와 방향성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론도 당헌에 어긋나면 잘못된 당론이고 정당성이 없는 당론"이라며 "해당행위 여부는 '당론에 따르느냐'가 아니라 '당헌에 위배되느냐'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은 명백하게 당헌을 위배했고, 저는 당헌을 위배하지 않았는데 저한테 자꾸 (당을) 나가라고 한다"고 자신에 대한 당 일각의 탈당 요구를 반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탈당 압박을 받고 있는 김상욱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도부 일원인 김재섭 조직부총장도 같은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의 '관저 정치'에 우려를 표했다. 김 부총장은 "관저에 들어가거나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서 정치활동을 이어가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더라"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부총장은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개입 가능성에 대해 "개입할 수도 있는데, 그게 (당에) 도움이 되느냐"며 "윤 전 대통령이 지금 상황에서 이후 스케줄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정권 재창출 아니냐.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이 '윤심'을 계속 호소하고, 또 후보들이 윤심 경쟁을 하고 있으면 그냥 이재명 선대위원장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라면 '어떻게 하면 윤심과 거리를 두고 국민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이 막후정치를 하는 것은 진영 전체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부총장은 당 일각의 이른바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 "저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첫째 한 총리 스스로가 뭐라고 하셨나. '조속한 수습과 안정된 국정운영이 내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하셨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삼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는 것이 한 대행의 개인적인 소임과도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썩 원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또한 "둘째, (한 대행이) 선거관리에 가장 중책이 있는 분이지 않느냐. 그런데 특정 진영의 후보로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는 "셋째, 국민의힘 스스로 논리적 모순이 발생한다. 민주당이 한 총리를 탄핵할 때 '트럼프 2기가 등장해 외교·안보·통상이 중요한 시기에 컨트롤타워를 탄핵하면 어떡하느냐'고 얘기했던 국민의힘이 갑자기 그 중요한 컨트롤타워를 후보로 내세우자고 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넷째로 "정치적인 이유"도 언급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던 것이 '용병론'인데, 만약 한 총리가 온다고 하면 또 용병론이 나오는 것"이라며 "그러면 '당신들은 후보를 낼 능력이 없는 정당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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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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