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성폭력 피해자가 9년간 숨은 이유 "'신고하면 금마는 죽어' 침묵 종용받아"

피해자 측 첫 공식 입장 "장제원, 피해자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여…잘못 인정하고 사과하라"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성폭력 피해자 측이 사건 발생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9년간 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그가 가진 막강한 권력과 주위의 침묵 종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장 전 의원 성폭력 피해자 고소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온세상(변호사 김재련·노지선)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가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진영 논리'로 이 사건을 바라보지 말고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왜 오랜 기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피해자 A 씨는 부산디지털대학교 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장 전 의원의 비서로 근무하다 2015년 11월 18일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사건을 인지한 A 씨는 장 전 의원이 침대에서 자신을 끌어당기며 다시 추행을 시도하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도망친 뒤 서울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증거를 채취했다.

사건 충격으로 정상 출근이 어려워진 그는 장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경남정보대학 B 교수로부터 연락을 받고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B 교수는 "신고하면 금마는 죽는다. 선거 얼마 남지 않았다. 마흔 살 되면 다 잊혀진다"며 침묵을 종용했다. 이에 A 씨는 고소 의사를 접었으나 정신적 고통으로 직장을 그만 둬야 했으며, 2020년에는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퇴원 이후로도 정신과 진료 및 약물 복용을 지속해야만 일상생활을 지낼 수 있었던 A 씨는 2024년 10월 심리상담 등을 통해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정신과적 증상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전문가 상담을 받고 다음 달 장 전 의원을 고소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건 발생 이후 받은 장 전 의원의 연락과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 및 동영상, 특정 신체부위 및 속옷 등에서 남성 유전자형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 해바라기센터 상담일지 등 구체적인 피해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한 상태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A 씨 측은 장 전 의원이 범행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등 어렵사리 용기를 낸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언론을 통해 피소 사실이 알려지자 "고소 내용은 거짓",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을 거론하며 고소가 갑작스럽게 제기된 데는 특별한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 등 성폭력 혐의를 부인하며 누명을 벗을 때까지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혐의 부인과 별개로 장 전 의원은 사건 발생 이후 A 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그는 호텔방을 나온 A 씨에게 "통화하자. 걱정된다. "나 하루 종일 마음이 너무 힘들다. 내일 꼭 출근해라", "보고싶다", "내가 어제 너무 기분이 업 됐나봐" 등의 문자를 보냈다.

또한 사건 발생 약 열흘 뒤인 11월 27일, 장 전 의원은 A 씨를 불러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물은 뒤 '여자친구할래'라고 하는 등 교제를 요청했다. A 씨가 거절 의사를 밝히고 무단 결근을 계속하자 장 전 의원은 A 씨의 아파트에 찾아가 돈봉투를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실이 공론화될 무렵에는 언론사 기자를 만나 인터뷰했다는 A 씨를 의원실 8급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A 씨 측은 "피해자가 확보한 여러 객관적 증거들, 피해자의 진술, 정황증거 등을 종합했을 때 장 전 의원이 피해자를 성폭행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장 전 의원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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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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