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연금개혁 합의안을 도출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이후에도 여야는 소득대체율과 크레딧 적용 범위 등 청년 세대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데 대해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야는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로 공통된 반응을 보이면서도, 법안의 한계에 대해서는 상대 당 탓으로 돌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국회의 연금법 개정안 합의 통과에 대해 "타협을 통해서 큰 개혁 하나를 이끌어낸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을 향해선 "양보를 하면 또 새로운 요구를 하고, 끊임 없이 연금개혁을 좌초시키려고 하는 국민의힘의 기도가 있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합의안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서도 "아쉬운 건 군 복무 청년들에 대해서 (연금) 크레딧을 전 복무 기간으로 늘리는 게 우리의 목표였는데, 국민의힘이 또 다시 이걸 발목을 잡아서 불가피하게 1년으로 밖에 인정을 못 해주게 된 점"이라며 "참 아쉽고 청년들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문제 때문에 연금개혁 합의를 또 미룰 수는 없어서 불가피하게 국민의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불가피했다는 점을 이해 부탁드린다"는 등 국민의힘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추경 등 남은 협의 과제들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과) 얘기를 하다 보면 말로는 한다 그러고 뒤에 가선 또 반대한다", "앞에 가선 한다고 하고 뒤에 가선 엉뚱한 다른 요구를 내세우고 계속 늘어진다"는 등 여당 측을 비판했다.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금개혁과 관련 "저도 2030 청년의 목소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며 "'왜 기성세대의 이윤만 챙기려 하고 미래세대에 아픔을 주려고 하냐'고 수도 없이 부르짖고 민주당을 향해서 사자후를 토했지만 민주당이 강경히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실적으로 저희들의 힘에 한계가 있어 이번에 합의한대로 나아간 것"이라며 "100% 만족하지 못했지만 일단 합의하고, 연금특위를 통해서 구조개혁 문제를 완성하면 그래도 미래세대들에게 희망을 주고 그분들의 아픔을 달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역시 "지금도 (청년세대) 그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분들의 목소리가 반영 되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등 거듭 청년세대에 소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군복무·저출산 크레딧 등 각종 연금 크레딧 확대를 통한 보장성 확장을, 국민의힘은 소득대체율 인하를 통한 재정건전성을 각각 주장하며 대립해 왔다.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는 전날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를 골자로 하는 모수개혁안에 합의하고, 연금법 개정안과 함께 연금특위 설치법안을 당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구조개혁 논의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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