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탄핵반대 시위엔 "알아서 잘 하시라"…김상욱엔 "부적절"

"우리 당은 헌재 압박 안 한다"더니…의원 60명 참여하는데 "1인 시위", "정치적 의사표현 수단"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석방 이후 기세가 오른 보수진영의 탄핵 반대 장외투쟁과 거리를 두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작 당 소속 의원 약 60명이 헌법재판소 앞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는 데 대해서는 "1인 시위", "정치적 의사표현"이라며 팔짱만 끼고 있다. 반면 "탄핵 기각이 된다면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 김상욱 의원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 "포기했다"고 공개 면박을 주고 나섰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한미연합훈련 참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헌재 앞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는 당 소속 의원이 60명에 육박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이는) 장외투쟁이라기보다는 1인시위"라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장외 집회에 대해서 우리 지도부가 스스로 조직해서 장외투쟁이나 시위를 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자발적으로 시위를 조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방해하지 않고 알아서 잘 하시도록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5명이 24시간씩 릴레이 시위를 한다는 것 아니냐"며 "더불어민주당은 매일 의원총회 열고 농성하고 오늘은 행진까지 한다지 않느냐. 단식도 하고 삭발도 하고. 이런 게 정말 헌재 압박을 위한 행위"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5명씩 릴레이로 하는 것은 정치적 의사표시 수단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며 "헌재가 거기에 압박을 받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윤상현 의원 등 친윤 강경파 의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국민의힘이 전당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었고, 권 원내대표는 당시 의총의 결론에 대해 "우리 당은 각종 회의를 통해 입장을 밝히고, 민주당처럼 장외투쟁을 하거나 장외 단식을 통해서 헌재를 압박하는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간 탄핵 반대 집회 등에 당 차원에서는 참석하지 않았고, 다만 개별 의원들의 참석은 '말릴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의총 결론은 이같은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지도부는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론내렸고 거기에 대해 의원들께서 양해를 해주셨다"고 했다.

'장외투쟁으로 헌재를 압박하지 않겠다'고 한 지 하루 만에 헌재 앞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는 자당 의원들에 대해 "알아서 잘 하시라", "1인 시위", "정치적 의사표시"라고 옹호한 셈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여당 지도부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에 하나라도 탄핵 기각이 된다면 저는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 탄핵 찬성파 김상욱 의원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관련 기사 : 김상욱 "의원직 총사퇴? 윤상현 선배님부터 사퇴를 하실까요?")

권 비대위원장은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매우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당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지만 당의 거의 대부분 사람이 동의하는 내용에 대해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특히 의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노 코멘트"라며 "김 의원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포기했다. 관심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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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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