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자신의 동생이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알고도 심의를 강행한 사실이 방심위 직원의 양심고백으로 드러났다. 이에 방심위 내부와 시민단체에서 "류희림의 위증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범죄 은폐를 위한 조직적 범죄"라며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경식 전 종편보도채널 팀장(현 강원사무소장)은 지난 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류 위원장의 쌍둥이 동생이 2023년 9월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에 대한 민원을 신청한 사실을 "보고했다"면서 류 위원장에게 친인척 민원 관련 보고를 한 적 없다는 기존 증언을 번복했다.
장 전 팀장은 "지난해 총 다섯 차례 국회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진술하면서 양심의 가책과 심적 고통을 많이 겪었다"며 "있는 사실은 있는 사실대로 말씀드리는 게 맞겠다 싶었다. 수사 기간 이전에 과방위에서 잘못된 진술을 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번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류희림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데 대해 류 위원장이 '고맙다', '잘 챙겨주겠다'라고 두 차례 말한 적이 있으며 "'미안하다', 이런 말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회 과방위에서 류희림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실이 새로운 증언을 통해 명명백백 밝혀졌다"며 국민권익위원회와 방심위의 '셀프 면죄부'에 대한 "즉각적인 재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방심위 지부는 "2023년 9월 14일 장경식 당시 종편보도채널 팀장(현 강원사무소장)이 류희림에게 류 씨의 쌍둥이 동생이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대면 보고했음을 시인했다. 류희림은 장 전 팀장을 회유해 위증하게 하고, 이후 "고맙다", "잘 챙겨주겠다"며 두 차례 치하했다"며 "범죄를 모의하고 사주하는 것을 넘어,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직원에게 위증을 강요한 범죄 수괴의 진상이 낱낱이 드러났다. 오늘 양심선언을 통해 류희림이 가족의 민원 접수 사실을 알고도 심의를 회피하지 않고 이후 과징금 결정을 주도했으며, 위원장의 권한을 이용해 이를 덮으려한 범죄 행위가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방심위 지부는 과방위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류 위원장에 대한 위증죄 고발을 의결한 만큼 "이제 방심위 청부민원 진상규명의 키는 검찰로 넘어갈 것"이라며 "류희림의 위증은 윤석열 정권의 위헌적이고 위법한 언론장악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범죄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경의 수사와 권익위의 조속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검경과 권익위, 방심위 감사실은 류희림 위원장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당장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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