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중도 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최근 '실용주의' 내지 '우클릭' 행보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역대 민주당 지도부의 언명은 물론, 이 대표 자신의 과거 발언과도 상충되는 말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진보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이라며 "보수는 건전한 질서와 가치를 지키는 집단인데 (국민의힘은) 헌정질서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입법과 관련 주52시간제 예외 논란이 인 데 대해 "우리는 '우클릭'하지 않았다. 원래 우리 자리에 있었다"며 "우리보고 우클릭했다는 것은 프레임"이라고 했다.
정작 이 대표는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두고는 이른바 위성정당이라는 비난을 받은 '통합비례정당' 창당의 논거이자 민주당이 비례정당 내에서 상위 비례대표 순번 다수를 가져가는 근거에 대해 "진보개혁 진영의 맏형으로서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도 당연히 가지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었다.
또 지난 2023년 당 을지로위원회의 '민주당 재집권전략보고서' 추천사에서 이 대표는 "을(乙)과 함께 더 단단하게 연대하는 진보적 대중정당, 양극화와 불평등 구조를 개혁하는 유능한 민생정당이 되겠다"고 했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전당대회 당시에는 "사회 구조가 항아리형이 아닌 호리병형, 부자는 많고, 중간은 없고, 서민만 있는 구조가 되니까 우리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 아닌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도 했다.
이는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라는 전통적 명명을 탈피하자는 취지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진보'를 명확한 지향점으로 삼기는 했었다. 이제는 이마저 내려놓자고 한 셈이다.
역대 민주당 지도부는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로는 대체로 민주당의 진보 정체성을 부인하지 않거나 오히려 강조해왔다.
민주당 대표를 지내기도 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1년 하반기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전신) 창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권 대통합의 목적은 총선·대선 승리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통해 진보개혁진영의 공동·연합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까지 하는 등 '진보개혁진영'을 자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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