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김부겸·임종석 만나는 이재명…김동연은 왜 안 만날까?

김동연, 2022년 이재명과 약속한 '임기 단축 개헌' 연일 공론화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연일 '임기 단축 개헌론'을 주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지사와 '임기 단축 개헌'을 합의한 바 있어 이 대표의 향후 입장도 주목된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적 컨센서스가 높은 '분권형 4년 중임제'로 개편된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 주기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2년 단축해 2028년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즉 윤석열 대통령 탄핵 후 올해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대통령 임기는 올해 곧바로 시작된다. 지난해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다음 국회의원 선거는 2028년으로 예정돼 있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제로 하고 임기가 시작하는 해에 총선을 치르게 되면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같아지기 때문에 국정 운영에 안정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4년 중임에 도전할 경우 그해 총선은 대통령과 집권 세력에 대한 중간 평가가 될 수 있다.

김 지사는 이같은 개헌 구상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산이라고 주장한다. 김 지사는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다음 총선과 (차차기 대선은) 그 시기를 맞춰야 한다"며 "다음 대통령은 살신성인하고 자기 기득권 내려놓으며 임기를 2년 단축하는 것인데, 딱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우리 헌법에서는 헌법 개헌 당시에 대통령에게 적용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이 주장대로 개헌하게 된다면 다음 대통령은 3년 동안에 이와 같은 조치를 마무리하고 제7공화국의 출범을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만약에 그런 식으로 제게 그 기회가 만들어진다면 저는 제 주장대로 할 것이고 그게 노무현 대통령의 유산을 상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가 이처럼 '임기 단축 개헌론'을 강조하는 것은 당내 경쟁자이자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1일 윤석열 국민의힘 당시 대선 후보에 맞선 단일화 과정에서 '제7공화국 개헌안' 제출 등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당시 합의문에는 "최우선 과제로 권력구조 개편과 정치개혁을 추진한다"고 돼 있는데, 20대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하기로 약속하고 2026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최근 이 대표는 친문계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지난 13일 만난 데 이어 비명계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24일 만나기로 했다. 오는 27일에는 역시 친문계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난다. 민주당 내 잠재적 경쟁자인 비명계 대선 주자급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또 다른 잠재적 경쟁자인 김 지사와 만날 계획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 쪽에는 따로 연락을 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지사와 만남에서 과거 이 대표가 약속한 '임기 단축 개헌'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전인 지난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단축 개헌은 고려할 때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친명계 인사들은 개헌론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내란에 집중돼야 할 여론 관심도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김 전 지사와 만남에서 개헌을 요구하는 김 지사에게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일축한 바 있다.

반면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김 지사와 이 대표가 2022년 단일화를 하면서 당시 약속했던 '임기단축 개헌'은 유효하다. 이 대표가 일종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 후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과거 약속했던 '임기단축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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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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