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질 바이든 "남편, 4년 더 일할 수 있다"…건강 문제 일축

바이든 출마 말린 펠로시 전 의장에 "50년 친구인데 실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퇴임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부인인 질 바이든은 남편이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50년 친구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15일(이하 현지시각) 영부인인 질 바이든 교수는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 대해 "우린 50년 동안 친구였다. 실망스러웠다"며 지난해 6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토론 이후 후보 교체 여론이 있을 때 이를 막후에서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펠로시 전 의장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바이든 교수는 "그냥, 그 일이 전개된 방식에 실망했다고만 말하겠다"며 "인간 본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해 펠로시 전 의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4년 더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오늘은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이 꽉 찬 것 같다. 인터뷰와 브리핑을 일찍 시작했는데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 후보 사퇴 여론을 불러온 나이 및 건강이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방송 CNN은 펠로시 전 의장이 바이든과 트럼프의 TV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제기되자,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럼프를 이길 수 없으며,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펠로시를 직접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 당시 바이든이 펠로시에 "격노했다"고 보도했다.

질 바이든 교수는 지난달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서 트럼프와 대화했을 때의 내용도 공개했는데,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당신의 남편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라고 말했고 이에 질 바이든 교수는 "두 분 다 말이 많으니까"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거에서 진 이후에도 왜 트럼프와 교류를 이어갔냐는 질문에 "조(바이든)와 저는 우리 제도와 전통을 존중한다. 그것들이 계속되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고별연설을 가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의) 권력이 아주 소수의 부유층의 손에 집중돼 있다. 이들의 권력 남용을 견제하지 않으면 결과가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해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소위 '억만장자' 들이 내각에 포진해 있는 것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요즘 미국에는 지나친 부와 권력, 영향력을 가진 '과두제'(oligarchy)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 누구든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포함해 우리 민주주의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미국의 상황이 19세기 악덕 자본가들이 활개를 쳤던 때와 유사하다면서 공정한 사회 건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 1961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퇴임 당시 군산복합체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실과 허위가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소셜미디어'에서 사실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기를 포기하고 있다면서, 이들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퇴임 전 고별 연설을 가졌다. ⓒAP=연합뉴스

한편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함께 지난 9~12일 120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는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3%로 집계됐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2023년부터 지금까지 30%대에 머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36%로 개인적인 지지율보다는 다소 높게 측정됐다. 그러나 이는 재임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로, 6월부터 세 번에 걸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36%에 머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4년 간 집권에 대해 응답자의 38%가 성공적이었다고 답했고 실패했다는 응답은 61%에 달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정반대의 결과인데, 2017년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마무리될 때 응답자의 65%는 그의 재임기간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퇴임했던 2009년 조사 결과 그가 성공적이었다는 응답은 31%에 그쳤고 실패했다는 응답은 68%에 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