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정책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일부 지역 국가들이 중국에 더 가까워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연속성과 강력한 약속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최근 캐나다 병합, 그린란드와 바나마운하 통제권 확보 등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유럽과 갈등을 일으키며 동맹의 단합을 약화시키는 행보를 보였다.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네 나라가 참여하는 비공식 전략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와 미국, 호주, 영국 세 나라 간의 안보 협정인 '오커스'(AUKUS)와 같은 다자 간 안보 구상을 강화해온 것과는 구별된다.
게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동맹국의 움직임은 제이크 설리번의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일본에서는 동맹보다는 일본의 이익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고, 지난해 12월 25일 일본의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하여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 등 일본의 중국 접근과 같은 사례는 미국의 영향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총리의 대중 접근은 중미 긴장 속에서 일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며, 이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의 복잡성을 더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떨고 있는 세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계의 각국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가득 차 있다. 트럼프가 첫 임기에서 세계를 당황하게 했기 때문에 사실 불안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다양한 분야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겪었기 때문에, 트럼프의 재등장은 유럽 국가들을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EU 수장이 트럼프 취임식에 초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은 EU와 '불화'를 예고한다는 분석이 분분하다.
동맹국인 영국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실리적인 입장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좋은 관계를 갖고자 하는 영국이지만,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장해오던 트럼프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을 희생시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장관 내정자까지 가세하여 유럽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대항한' 영국과 EU의 관계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와중에 트럼프는 멕시코만의 명칭 변경, 캐나다 병합,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주장하며 유럽과의 갈등을 키우고 있어, 미국이 중국에 단독으로 압박을 가할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드러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는 중국의 준비
트럼프는 재집권을 준비하며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협력 의사를 표명하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미중 협력이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동시에 중국이 미국으로의 펜타닐 밀수를 통제하지 않으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여전히 고율 관세 부과와 같은 경제적 압박 수단을 활용하면서도 중국과의 협상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그가 전형적인 '실리형 대통령'으로, 실리를 중시하고 이념보다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천원링(陳文玲)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것은 트럼프 첫 임기에는 정치 초보자로 시작했으나, 4년간의 집권과 어려움을 겪으며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게다가 과거에는 '트위터 통치'와 개인 중심의 통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이번에는 준비된 팀으로 체계적인 통치를 예고했다. 트럼프 팀을 금융, 무역,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하여 허드슨 연구소 등 강력한 싱크탱크의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원링은 트럼프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야심'과 '보복'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것은 세계 경제와 무역 등 전반적인 시스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예견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중국을 '보호'해 줄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 그런데 그를 위해서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에 대한 공격을 지원할 것, 이스라엘의 중동 반테러 작전을 지원할 것, 첨단 기술 개발 및 수출을 중단할 것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이것은 중국에 있어서는 지나친 요구인 동시에, 트럼프의 언급은 '보호'라기 보다는 '경고' 내지 '선전포고'에 가깝다. 트럼프가 중국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건 것은 중국이 'No'라고 할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 먼저 중국에 내민 미국의 손을 거절한 것은 싸움을 받아들인 것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는 대중국 강경 노선을 명확히 표명했다. 집권하게 되면 중국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이러한 공약이 그대로 이행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재재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물론 중국도 손놓고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중국은 이미 대미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첨단기술 산업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경제재재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무역전쟁이 다시 벌어지더라도 중국이 800의 손실을 입는다면, 미국은 3000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것은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강경 정책에 대해 대미국 강경 정책으로 맞설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복귀는 미국, 중국, 세계 모두에게 새로운 기대와 우려를 낳고 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어느 정도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EU는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의 향후 무역 갈등에 편승하여 중국을 압박할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향후 국제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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