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극우화' 우려…"중도 포용해야"

안철수 "우리끼리 뭉치면 50% 못 넘어", 조경태 "대통령 순장조 안돼"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법원 발부 체포영장 집행을 '불법'이라고 반대하고, 12.3 사태를 규명할 특검법에 대해서도 당내 반대 의견이 분출하는 등 우경화를 넘어 극우세력과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당내 비주류·소신파 정치인들로부터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군에 속하는 안철수 의원은 1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한 신념을 가진 보수 지지자분들께 호소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우리끼리 뭉치면 마음은 편하다. 그런데 그게 50%를 못 넘는다. 그렇게 되면 지지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오히려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강성 보수층이 내란특검법에 보이는 거부감을 거둬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설득을 시도하면서 "정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걸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오히려 중도에 있는 분들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합리적이고 국가를 위한, 민생을 챙기는 여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중도의 마음을 살 수가 있고,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다"며 "그러니까 내 생각과 조금 다르더라도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싫어하는 중도까지도 우리가 포용해야 된다"고 재강조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이 법원 발부 체포영장 집행에 경호처의 물리력을 동원해 저항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비상계엄 자체도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고 불행한 사태인데, 우리 보수의 자존심이자 근간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수호, 법치주의 아니냐. 이걸 거부하면 안 된다"며 "질서 있는 수습을 위해서는 대통령께서 억울하시더라도 당당하게 앞에 나와서 '내가 직접 출두하겠다' 이런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 유혈사태를 막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당내 최다선 의원인 조경태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출연, 지난 6일 당 소속 의원 40여 명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나선 데 대해 "법원의 정당한 법 집행을 막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며 "호소드린다. 제발 좀 정신들 차리시고 국민을 지키는 국회의원이 돼 달라"고 했다.

조 의원은 15일경으로 예상되고 있는 2차 체포영장 집행 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또 한남동 관저로 향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 "만약에 또 이번에 관저에 간다면 저는 우리 당에 상당히 악영향을 끼친다고 본다"며 "국민을 지키라고 국회의원으로 뽑았지, 위법하고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저지른 대통령을 지키라고 국회의원을 뽑은 게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이 부정한 12.3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의 순장조가 되지 않으려면 국민의 뜻을 따라가야 된다"며 당내 윤 대통령 옹호파들을 겨냥해 "대통령이 저질렀던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이 잘했다는 말인지 그 부분부터 본인들이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했다.

조 의원 역시 내란특검법 문제에 대해 "우리가 민주당의 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독자적인 안을 만들든지 아니면 민주당과 협의해서 내란 특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선캠프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극우적 사고를 하는 아스팔트 강경 우파가 우리 당을 주도하게 놔둬서는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그분들(과)의 고리를 끊어내느라고 우리가 미래통합당, 국민의힘 당명·강령 바꿔가면서 몇 년을 고생했는데, 그 분들이 또 우리 당을 주도하게 되면 조기 대선이 있든 없든 간에 총선이고 대선이고 해보나마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윤 대통령 지키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윤상현 의원에 대해 "그 분은 개인적인 의리를 중시하는 분이니까 개인적으로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분이 주류가 되고, 그런 분이 의원총회에서 막 목소리를 높이고, 그런 분들이 '합리적인 중도와 보수를 견인해야 한다'는 주장에 호통을 치고, 이렇게 해서는 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저는 (국민의힘이) 회복탄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잘될 거라고 본다"면서도 "당이 지금 견제해야 할 최대의 원칙은, 윤 대통령을 분리해 내야 그래도 해볼 만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만큼은 막아야 되겠다는 중도와 합리적 보수가 '그러면 윤석열을 보호해야만 이재명을 막울 수 있나'라는 식으로 흔들릴 때, 우리 당이 나서서 '이재명을 막아서는 건 우리 당이 하겠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을 버려야만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세력이 당의 주류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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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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