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 발부 영장 집행에 불응하고 있는 사태와 관련, 국민의힘 내 탄핵 찬성파 김상욱 의원이 윤 대통령을 "거짓말 잘하고 비겁하고 뒤에 숨는 겁쟁이"라고 비난하며 "불법이 합법을 이겨선 안 된다"고 단호한 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날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벌어진 공수처와 경호처 간 대치 상황을 두고 "대통령이 무섭더라도 용기 내서 자진 출석을 했었어야 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사실 말로는 여러 번 했었다. 자진 출석하겠다고. 문제는 말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이렇게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일 줄은 몰랐고 또 놀랐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경호처 등) 수하들의 안위에 무감각하고 자신의 보신에만 이렇게 집중할 줄은 몰랐다"며 "(대통령이) 거짓말 잘하고 비겁하고 뒤에 숨는 겁쟁이 모습을 보인다는 게 국가적으로도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경호처가 미니버스 등을 통해 관저 앞을 막는 등 공수처 수사관들을 막은 데 대해서도 "경호처가 무기를 사용하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한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만에 하나라도 사람이 다치거나 크게 다치는 그런 일들이 생긴다면 이것도 중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법이 합법을 이겨선 안 된다. 정확한 지침, 그리고 정확한 경고, 그리고 단호한 실행, 이런 것들이 원활하게 현장에서 유동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체포영장 집행은 합법, 이를 막는 경호처의 행위는 불법이니 '합법적인 체포'가 단호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민의힘 측은 체포영장 자체를 '위헌·위법'으로 규정하고 공수처와 사법부를 맹비난하고 있어 김 의원의 소신 발언은 눈길을 끈다.
앞서 전날 윤 대통령은 본인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하자 관저 앞에 모인 본인의 지지자들에게 "여러분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내용의 선동성 편지를 보내 논란을 자처하기도 했다. 공수처와의 충돌을 부추기는 '극우 동원령'이라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국민의힘 측은 이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는데,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마지막 품격과 품위를 저버리고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그리고 그 뒤에 숨어버리는 좀 비겁한 모습"이라고 소신 발언을 내놨다.
김 의원은 "(12.3 계엄은) 너무나 명백한 자유민주주의 파괴 행위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반성하지 않고 계속 갈라치기 하고 국가에 피해를 더 끼치고 무서워서 뒤로 숨어버리고 부하들이 잡혀가는데도 자기는 모른 체 하는 이런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와 사법부를 맹비난하고 관저 앞 극우집회에까지 참여하는 등 '윤석열 지키기' 총력전에 돌입한 당의 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전날 윤상현·김민전 의원이 관저 앞 집회에서 '윤석열이 곧 대한민국' 등 극언을 쏟아낸 데 대해 "반헌법적 극우 행동에 동참한다면, 또 그 동참 이유가 경우에 따라 당리당략 때문이었다면, 진영 논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국가 이익을 해하는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이 극렬 보수 지지자들에게 기대어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 잘못된 학습효과를 범보수에서 가지고 있다"며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뭉쳐서 버티면 된다, 그러면 기회가 온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지지층이 너무 극우 강성 지지층 위주로 재편돼 있다 보니 제대로 된 보수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이같은 상황은 결국 "패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김 의원은 극우 집회에 참여한 두 의원의 언행에 '당내 다수가 공감한다고 보나' 묻는 질문에 "적지 않은 수가 사실은 그런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며 "그것이 진영 논리에 빠져서 우리 보수 정당이 오래 함몰되어 왔던 그 부작용"이라고 내부 비판 목소리도 냈다. 그는 "지난 공천 때 아무래도 윤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많이 공천을 받은 그 부작용"이라고 '친윤 계파정치'를 그 원인의 일단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친윤·중진 위주로 재편된 당의 현 상황을 두고 "원내 집행부도 과거 친윤으로 불렸던 분들께서 현재 이끌고 있기 때문에 원내 집행부의 그립감이 상당히 강한 편"이라며 "안타깝지만 우리 소위 말하는 소장파라 불리던 우리 의원님들도 최근 들어서 목소리를 거의 못 내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당이 공식적으로 표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내란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 대해 "사실 우리 국민들께서는 이미 판단이 끝난 부분"이라며 "당연히 강력한 일반적인 수단보다는 더 강력한 특검이 이루어져야 된다", "저는 찬성할 계획"이라고 소신투표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특검법 내 위헌요소가 있다'는 취지로 특검에 반대하고 있는 당 지도부 방침을 두고도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이 먼저 특검법을 제안하는 그런 행동을 하지 못했고 현재도 구체적인 특검법 선제안 준비를 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비록 민주당 제안 특검법이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거부할 명분이 정치적으로나 법리적으로 약해지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