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 선고를 받은 데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그간 '김건희 리스크', '명태균 사태' 등으로 당정이 위기에 몰린 국면이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지도부 핵심인사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9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작년 9월 유창훈 부장판사가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부터 저희 당 입장에서 보면 고난의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이번 판결로) 저희 당 입장에서 보면 고난의 사이클이 끝나고 기회의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반색하는 태도를 보였다.
신 부총장은 "그런데 이럴 때 잘해야 한다"며 "지금의 이재명 대표의 불행은 저희가 자력으로 쟁취한 승리가 아니다. 이럴 때 오버하면 죽는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신 부총장은 "이럴 때 냉정하고 침착하게, 또 겸허한 자세로 가야 한다"며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향후 6개월이 정말 하늘이 보수정치에 선사해 준 천재일우의 기회"라고까지 했다. 신 부총장은 '6개월'의 의미에 대해, 이 대표의 1심 선고 사건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는 데 걸리는 대략의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쇄신 경쟁에서 이기는 쪽이 내후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제패할 것"이라며 "쇄신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6개월은 일단 이재명 체제가 유지된다. 이 6개월이 쇄신의 골든타임이고, 이때 잘해놓으면 보수정치에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면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지금 변화하려고 한다. 용산 인사 쇄신을 하려고 하고, 총리를 비롯해서 많게는 10개 부처의 장관들도 바꿀 생각이 있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국민이 70% 이상인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대통령께서도 그걸 인정하셨지 않느냐"며 "그렇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의 죄를 덮으면 안 된다. 대통령이 밉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가 무조건 예뻐야 된다?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사법적 단죄는 그것대로 이루어져야 되고, 대통령이 빨리 변해야 된다, 대한민국을 정상적으로 끌고 가려면 대통령이 쇄신하고 혁신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두 개 동시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적으로 봤을 때 이재명 대표가 갖고 있는 비호감도가 있고 사법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다시 국민의힘을 지지할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라며 여권 내부 쇄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여야가 공히 사법리스크가 있었다"며 "야당은 이재명 대표의 리스크가 있었고, 여당 같은 경우는 저희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리스크가 있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오히려 중도층의 벽만 높아질 것이지 이것이 저희 당으로 흡수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들이 공정과 법 앞의 평등이라는 잣대를 민주당에 들이댔으면 국민의힘에(대해서)도 그런 생각을 하실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과연 국민의힘이 지금 공정한 법치를 하고 있느냐에 대해 되물으실 수도 있다"며 "(이는) 당내에 앞으로 남은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어쨌든 당론으로 특검을 반대했다"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리스크가 계속 존재하는 것이고, 어떻게 이 리스크를 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주도할 인적 쇄신의 범위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는 전면 쇄신을 하실 필요가 있지 않나"라며 "국민들한테 우리 정부가 바뀌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사이고, 대통령께서 추진하려는 개혁과제들이 있기 때문에 (그)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그런 변화를 한번 줄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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