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 재판부, 직무대리 검사에 ‘퇴정’ 명령

법원 "1일 직무대리, 부적절" VS 검찰 "자의적 해석에 따른 소송지휘권 남용"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재판이 검사들의 집단 퇴정으로 파행됐다.

재판부가 ‘1일 직무대리’ 형태로 공판 직무를 수행 중인 검사에게 ‘법정 퇴정’을 명령하면서 발생한 사태다.

1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허용구)는 두산건설·네이버 전직 임직원, 전 성남시 공무원, 전 성남FC 대표 등 성남FC 의혹 관련 피고인 7명의 뇌물공여·뇌물 등 혐의 사건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이날 재판부는 "부산지검 소속인 A검사는 지난해 9월부터 한 달 단위로 검찰총장 명의로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로, 또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기소된 ‘성남FC 의혹’ 사건 공판 때마다 성남지청 검사로 ‘1일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공판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직무대리 발령은 ‘검찰청법 제5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돼 위법하다"고 밝히며 퇴정을 명령했다.

이어 "검찰청법 34조 1항에 따르면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검사의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며 "A검사에 대해 직무대리 발령한 검찰총장은 검사에 대한 인사권이 없다. 검사 인사권은 법무부 장관의 통제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권력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무대리 발령이 법률상 가능하다고 해도 그 요건은 엄격히 해석해 적용해야 한다"며 "검찰의 주장대로 이 사건 증거량이 방대하고 사안이 복잡하다면 오히려 장기간 이를 다룰 검사가 필요할텐데, 1일 직무대리 발령은 편법으로 보여 매우 부적절하다. 검찰 측은 관행이라는데 관행이 불법이면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재판부의 조치에 재판에 참여한 검찰 측은 "이는 공소사실 입증을 포기하는 것으로, 자의적 해석에 따른 재판부의 소송지휘권 남용"이라며 "즉각 이의를 신청하고, 재판부 기피 신청도 할 것"이라고 반발하며 퇴정했다.

재판부는 "검사들의 불참으로 오늘 재판은 더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출석한 증인은 다음 25일 재판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한 뒤 재판을 마쳤다.

한편,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임 중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성남시 정자동 일대의 두산그룹과 네이버 등 기업들에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신,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6개 기업에 160억여 원을 지급하게 하고 돈의 일부를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A검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2022년 9월 기소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 검사로, 현재는 부산지검이 원 소속청으로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직무대리 검사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며 이 사건 공판 기일마다 다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공판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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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경기인천취재본부 김재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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