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캠퍼스가 책임집니다."
백보현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학장(55)의 말에는 힘이 들어 있었다. 청명한 가을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2일 오전 익산시 선화로에 있는 익산캠퍼스에서 만난 그는 "한국폴리텍대학은 입학이 곧 취업인 대학이다. 익산캠퍼스가 이 말을 반드시 책임지겠다"며 자세를 가다듬었다.
백 학장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흡입력이 있다. 호남형에 달변이어서 그렇기보다는 폴리텍대학과 익산을 사랑하는 마그마와 같은 열정이 매력의 마법이다. 누구라도 그와 10분 정도만 이야기하다 보면 매료될 정도이다.
올해 9월 2일 제8대 학장 자리에 오른 그는 "익산캠퍼스에 들어와 공부하고 기술을 터덕해 익산의 기업에 입사하고 익산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역기반의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며 "전북에 3개 캠퍼스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익산의 여건이 가장 좋다"고 술회했다.
백 학장은 "폴리텍대학이 지역과 함께 가는 길에 적극 나서고 지역을 살리는 일에도 일조를 할 것"이라며 "폴리텍대학이 지역소멸을 막아내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시안: 취임식에서 "학생과 기업, 지역주민 그리고 교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고객중심의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하셨다.
백보현: 그렇다. 한국폴리텍 노동조합 4대 위원장과 대학의 경영혁신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교직원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내부 만족 없이 외부 만족 없다. 아울러 경영혁신단장을 역임하면서 학생과 기업, 주민의 삼각 역할을 잘 이해하게 되었다. 학생의 취업을 책임지는 대학, 익산캠퍼스가 책임지겠다는 각오 아래 교직원들과 열심히 뛰고 있다.
프레시안: 지역 주민과의 동행은 왜 중요한가?
백보현: 올해 전북에서만 초등학교 입학생이 970여명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초등학교에 이어 중·고교도 지방의 인구감소 여파에 휘말리게 되고 대학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폴리텍대학도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힘들어진다. 지역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 주민과 함께 가야 한다. 얼마 전에 정헌율 익산시장께서 '폴리텍대학은 익산시민대학'이라고 하셨는데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프레시안: 그렇지만 폴리텍대학을 잘 알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다.
백보현: 아쉽지만 인정한다. 앞으로 익산캠퍼스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홍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익산캠퍼스의 취업률은 2023년 기준 시 88.0%를 기록해 호남 1위이자 전국 3위에 랭크됐다. 2021~2023년 대학정보공시 2년제 대학 기준인데, 같은 기간 내 전국의 평균 취업률은 73.2%였다. 자랑할 만한 점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호남권 1위와 전국 3위를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프레시안: 취업 명문 같다. 익산캠퍼스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백보현: 취업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취업 유지율'이다. 익산캠퍼스의 취업유지율은 2023년 대학정보공시에서 92.7%를 기록했다. 이는 졸업생들이 취업 후 3개월 동안 그대로 입사한 직장에서 꿈을 일구고 있다는 뜻이다. 취업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물론 1차 조사 기준이 그렇지만 앞으로 6개월 후의 2차 조사, 1년 후의 3차 조사 등도 진행될 경우 만족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겠다. 아울러 연간 1인 평균 장학금 127만원을 주는 것과 실습교과 70% 이상인 실무형 인재 양성, 학기당 약 121만원의 저렴한 등록금, 1인1실의 기숙사 등도 익산캠퍼스만의 특장이다.
프레시안: 학과와 과정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백보현: 2년제 학위과정으로는 나노측정과(50명)과 자동차융합기계과(50명) 등 2개가 운영 중이다. 운영학과는 자동차융합기계과와 자동화시스템과, 스마트설비과, 전기제어과, 주얼리가죽공예과 등 5개과가 있다. 아울러 전액 국비로 교육비를 지원하는 전문기술과정이 있다. 전문기술과정은 매월 지급하는 훈련장려금과 취업 알선 및 사후관리, 필기시험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프레시안: 부속기관도 관심을 끈다.
백보현: 직업교육으로 희망을 더해주는 '희망플러스센터'와 기업과 상생하는 '산학협력처', 교육훈련서비스기관인 '꿈드림공작소' 등 3개의 부속기관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예컨대 '희망플러스센터'의 경우 중장년과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맞춤형 재취업 기술교육을 진행하는 재취업과정과 현장을 찾아가 기술을 지원하는 소규모 사업장 훈련 등을 진행한다. 이밖에 산학협력처는 고숙련 일학습병행과 재작자 교육 등에 매진하고 있다.
프레시안: 채용형 맞춤학과 확대 도입이 궁금하다.
백보현: 말 그대로 전북지역 우수기업 10개사와 채용약정 협약을 추진하고 이들 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과 공급 노동력 간 미스매칭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하림과 미원 등 4개사와 채용연계과정 협약을 체결하고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으로 6개사와 협무 협약을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일부 대기업과 운영을 논의 중에 있다.
프레시안: 익산시와 취업 취약계층 기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협약은 무엇인가?
백보현: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가족, 자립준비청년 등의 대상자를 교육과정에 우선 선발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해 이들이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어려운 가정에서 고교 졸업 후 취업 전선에 곧바로 투입되기보다 폴리텍 대학에서 기술을 배우고 졸업 후에는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프레시안: 일시적 지원보다 평생의 기술을 지원하는 것 같다.
백보현: 좋은 이야기이다.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물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식을 알려주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 익산시청과 취약계층 기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게획하고 있다. 취약계층 구직자 파악은 익산시청이 하고 기술과정 운영과 취업 알선은 익산캠퍼스가 맡게 된다. 이른바 학·관 협력 역할분담 사업이라 할 수 있겠다.
백보현 학장은 이리고와 전주대,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노동조합 4대 위원장과 같은 대학 경영혁신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기술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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