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대한방직 부지 '용도변경 강행' 방침에 시민·환경단체 '강력 반발'

전북도 11월 5일 도시계획위 재심의 '폭풍전야'

전북자치도가 옛 대한방직 부지의 용도변경을 다음달 초에 강행 처리할 방침이어서 지역 시민·환경단체의 강력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26일 전북자치도의회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전북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다음달 5일 전주시 대한방직 부지의 절반가량을 주거용지에서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안을 재심의할 예정이다.

오현숙 도의원(정의당)은 전날 전북자치도를 방문하고 시행사인 자광의 채무 3700억여 원에 대한 만기가 도래해 대주단이 이를 상환하라고 요구하는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한 만큼 도시계획위 안건 처리를 2개월 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전주시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조감도 ⓒ

오현숙 도의원은 "두 달이라는 기한이 자광에 주어진 만큼 이 계획과 관련한 도시계획위는 당연히 중단되어야 한다"며 "사업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도시계획위 안건을 승인하면 땅값만 올려주고 특정기업에 특혜를 주는 꼴이 된다"는 주장이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 불이행 등의 특정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회수 하는 것이나 조기회수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전북도는 이에 대해 "도시기본계획의 행정절차는 진행되어야 한다"며 강행 방침을 밝히는가 하면 "관련 결제 라인이 도지사까지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북도는 지난달 26일 도시계획위를 열고 대한방지 부지 일부의 용도변경 안건을 상정 처리했지만 오현숙 도의원의 문제 제기로 재심의를 결정하는 등 행정처리의 난맥상을 보여 지역민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북도가 재심의 강행 처리를 통해 특혜성 용도 변경의 길을 열어준다 해도 대한방직 부지 내 도유지 매각과 관련한 도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 등 절차가 남아 있어 향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당장 시민·환경단체들이 전북도의 재심의 강행 방침에 "도대체 무슨 의도가 있느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자광에 보증을 서왔던 롯데건설이 IBK투자증권에 1046억원의 채무를 모두 상환하는 등 관련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향후 사업추진의 불투명성이 높아진 만큼 최소한 채무 유예기간인 2개월 이후로 재심의를 연기하는 것이 당연한 행정처리라는 주장이다.

이문옥 전주시민회 사무국장은 "지난 2022년 말 이후 부동산 PF 위기시대가 도래하며 국내 건설업계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롯데건설이라는 보증사가 빠지게 되면 자광이 대안 시공사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옥 사무국장은 "자광은 채무상환 연장을 위해 대주단을 설득하면서 운영비를 확보해야 한다"며 "사업의 불투명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전북도의 용도변경 안건 재심의는 연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자광은 대한방직 부지 22만여㎡에 대규모 아파트 개발과 함께 호텔과 쇼핑몰, 도심형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며 예상 개발비용만 6조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롯데를 대체할 건설회사를 구하는 것부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광 측은 이에 대해 "롯데건설이 아예 손을 떼려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대출기일 연장 등 대주단과의 협상을 통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시행사의 위기 상황에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용도변경은 안 된다는 시민·환경단체와 행정절차는 진행되어야 한다는 전북자치도의 대척점 사이에서 지역사회의 여론이 어떻게 확산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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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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