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배우자 상가 건물에 직무 관련자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입주했음에도 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전북특별자치도 고위직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고위직의 '갑질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 적발된 것이어서 "전북자치도의 기강이 너무 해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전북 공직사회에 따르면 전북도청 국장급 고위직 A씨는 배우자가 자신의 직무 관련자인 모 연구소의 대표이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거래 신고를 하지 않아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해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모 연구소는 작년 2월에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한 건물의 2개 사무실을 임대차 계약체결하고 한 달 뒤인 같은 해 4월에 이 장소를 소재지로 해 '전북도 ○○센터'로 지정을 받았다.
문제는 연구소가 임차 계약을 체결한 이 건물이 도청 국장급 A씨의 배우자가 소유한 상가 건물이라는 점이다.
연구소가 사무실을 빌려 놓고 이곳을 소재로 해 전북도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지정받은 셈인데, 그 건물 역시 도청 고위직의 배우자 소유이어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현행 '이행충돌방지법'과 '전북자치도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제도 운영지침'에 따르면 공직자는 자신이나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비속 등이 직무관련자와 토지 또는 건축물 등 부동산을 거래한다는 것을 안 경우 14일 안에 이해충돌방지담당관에게 직무관련자와 거래한 내용 등을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도청 고위직 A씨는 임대차 계약 체결(2023년 2월) 당시엔 이해 당사자가 배우자 소유의 상가에 입주하려고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같은 해 8월에 상가에 비가 샌다는 민원이 발생해 '전북도 ○○센터'가 입주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법에 따르면 '배우자 등이 직무관련자의 거래를 한 행위를 사후에 알게 된 경우에도 14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A씨는 이 규정마저 알지 못했다고 뭉개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은 익명의 제보를 통해 전북도에 접수됐고 도 감사위원회에서 감사를 한 결과 배우자가 자신의 직무관련자와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을 알고도 신고를 하지 않는 등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경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공직자가 배우자 소유의 상가에 직무 관련 기관이 입주한 사실을 몰랐다는 점도 그렇지만 이해충돌법을 알지 못했다는 점도 납득하기 힘들어 도청 안팎은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일각에서는 "센터 지정 과정도 잘 살펴봐야 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전북자치도가 '잘 몰랐다'는 A씨의 진술에 의존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서 경징계 처리로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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