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자식 팔아 장사' 김미나 선고유예는 사실상 면죄부"

재판부, 항소심도 원심과 같은 징역 3개월, 선고유예 판결

'자식 팔아 장사한다' 등의 막말을 한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이 유지된 데 대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16일 성명을 내고 "국가의 부재로 한 순간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자식 팔아 장사한다', '나라 구하다 죽었냐'는 막말을 일삼은 공직자를 솜방망이 처벌로 사실상 선처한 이번 2심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창원지법 형사1부(이주연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개월의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김 의원은 선고 후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유가족들은 "2심에서도 선고유예 판결이 유지되었는데 법원의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김 의원은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유가족에게 마지못해 사과했을뿐, 자신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왜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인지하고 반성했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은 엄중한 처벌을 통해 적어도 재난 참사 피해자를 모욕하는 발언이 더 이상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었다"면서 "법원은 재난참사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사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저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난참사 피해자들에게 가해지는 모욕성 발언을 비롯한 2차 가해는 어떤 이유로도 절대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분명히 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일이 재발할 경우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후인 지난 2022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 장인들 #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 나온다 #제2의 세월호냐 #나라 구하다 죽었냐",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 등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이 외에도 김 의원은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겁도 없이 나라에 반기 드는 가당찮은 또라이들"이라고 비난했으며, 창원·마산 지역 민주화 유적에 대해 "도시 전체가 무겁다"며 비하성 글을 쓰기도 했다.

▲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화물연대 조합원 비하 혐의(모욕)로 기소된 김미나 창원시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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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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