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재 담장' 속 농촌진흥청 부지 얼마나 개방?…권재한 청장 "추가 방안 검토"

제한지역 근거 묻는 말엔 "국정원에 가서 알아보라"

어른 키 높이의 철재 담장을 치고 일반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온 전북특별자치도 혁신도시 내 농촌진흥청 부지가 어느 수위까지 개방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원택 국회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11일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 "전북 혁신도시의 농진청 본청이 있는 부지는 방대하고 조경이 잘되어 있어 주민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드는 개방을 희망하고 함께하길 원한다"며 "제한된 루트라도 지역민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답변에 나선 권재한 청장은 "지금도 일부 시설은 일반인들의 관람이 가능하다"며 "추가로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고 언급, 농진청 본청 등을 둘러싼 각종 시설과 부지의 개방 가능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철재 담장 속에 있는 농촌진흥청 본청. 오른쪽 건물이 농진청 본청이다. 농진청은 전 부지를 1m50㎝ 높이의 철재 펜스로 둘러싸여 있다. ⓒ프레시안

농진청 본청은 방대한 넓이에 조경이 지역에서 으뜸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전 구역을 '제한지역'으로 묶어 놓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현행 '농촌진흥청 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 제51조에 따르면 농진청은 청사 울타리 내 전 지역을 '제한지역'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제한지역'은 비밀 또는 국가재산의 보호를 위해 울타리 또는 경호원에 의해 일반인 출입의 감시가 요구되는 지역을 뜻한다.

이에 따르면 농진청 본청의 방대한 땅도 울타리나 경호원에 의해 출입을 감시할 수 있음에도 유독 권위의 상징인 철재 담장을 유지하고 있어 지역민들을 배척하는 듯한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철재 담장 내 잘 가꿔진 조경은 '그들을 위한 천국'이라는 지적과 함께 주민들에게 열패감을 더해주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아무리 국가보안시설이라 해도 농진청 건물 외에 방대한 전 부지를 울타리로 통제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철재 담장 밖에 있는 일반 주민들은 심한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이나 한국전기안전공사, LX 등 거대 공공기관들도 철재 담장은커녕 주민과 선을 긋는 낮은 담장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어른 키 높이의 농진청 철재 담장에 대한 거부감마저 토로하는 사례가 적잖은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축소 가능한 '제한지역'을 주민에게 돌려주거나 권위와 분리의 상징인 철재 담장 대신 다른 방안의 보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드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농촌진흥청 본청의 잘 가꾼 내부 조경은 직원들의 전유물이다. ⓒ프레시안

혁신도시의 한 주민은 "외부인이 농진청 건물로 들어가려면 철재 담장을 친 정문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증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건물 안에서도 엘리베이터 앞에 안면인식시스템을 통과해야 하는 등 3중 4중의 보안장치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이렇게 철두철미하게 건물보안이 되고 있음에도 본청의 모든 부지까지 철재 담장을 치고 통제하는 것은 너무 심한 것"이라며 "담장 밖의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역지사지 해 볼만 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농진청은 "언제든지 출입을 원하는 주민들은 정문에서 신청을 하면 들어올 수 있다"며 "도서관 등의 시설도 주민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본청 전 지역의 '제한지역' 지정과 관련해 어떤 근거에 의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국정원의 기준에 의한 것이다. 국정원에 가서 물어보라"고 국정원에 넘겼다.

지역민들은 "신임 청장이 본청 부지의 추가 개방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크게 환영한다"며 "최소한 철재담장을 걷어내고 주민과 좀더 가깝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는 입장이어서 농진청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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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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