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뿔나방 피해 알고도 '조치 안 취한' 농촌진흥청 도마 위

이원택 의원 11일 국감자료 통해 강하게 문제 제기

농촌진흥청이 농가들의 토마토뿔나방 피해가 심각할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전북 정치권의 질타가 나왔다.

11일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관행농가에게 배포된 '토마토뿔나방 예찰·방제 매뉴얼'에 이미 '친환경농자재 지양'이라고 명시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

이 자료에 따르면 관행농가에게 배포된 매뉴얼이 '예찰·방제매뉴얼'인데 반해 친환경농가에게 배포된 매뉴얼은 '관리매뉴얼'이란 제목을 달고 있다.

▲이원택 의원은 "농촌진흥청은 친환경농가에 대한 토마토뿔나방 피해가 심각할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정부는 피해농가의 피해면적 및 재산상 피해현황을 집계해 보상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택 의원실

또 관행농가의 방제매뉴얼에는 ▲발견보고 ▲조사방법 설명 ▲피해증상의 구체성 ▲방제수준 구분▲ 방제방법▲예찰 및 방제조치 요약설명 ▲조치방법 ▲사용약제 설명 등 방제에 필요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기입되어 있다.

반면에 친환경농가의 관리매뉴얼에는 해당 사항들이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친환경 관리매뉴얼에는 온실 내 발생한 뿔나방의 제거를 위해 4~5주의 긴 휴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뿔나방의 생장 적온은 14~34.6 ℃로 피해가 집중됐던 여름철에는 맞지 않는 방법이었다.

뿔나방 피해가 가장 컸던 곳으로 추정되는 충청남도 아산시 인근인 천안시의 날씨를 살펴보면 6~9월에 30 ℃ 이상 최고기온을 기록한 일수가 각각 11일과 17일, 29일, 16일이었다. 관리매뉴얼 상 휴경을 하더라도 생장 적온에 맞아 방제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파악됐다 .

농촌진흥청 담당자는 "토마토뿔나방이 올해 처음 확인되어 친환경농가의 방제를 위한 구체적 연구가 없었다"고 말했지만 토마토뿔나방 피해는 이미 작년 7월과 12월에 제주와 파주 등에서 피해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원택 의원실은 밝혔다.

이원택 의원은 "농촌진흥청은 친환경농가에 대한 토마토뿔나방 피해가 심각할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정부는 피해농가의 피해면적 및 재산상 피해현황을 집계해 보상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홍 기자(=전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