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 통화에서 "긍정 검토" 발언한 '최고 결정권자' 누구?

[제2중앙경찰학교 최적지 남원] ⑥경찰청 국정감사에 쏠린 이목

제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오는 11일 경찰청 대상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제2중앙경찰학교' 최종 입지 선정의 공정성 문제가 다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경찰청과 산하기관에 대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시행한다.

이번 경찰청 국감에서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와 학교를 파고든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 유명무실한 경찰청의 시민청문관 제도 등 주요 현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에 열린 중앙경찰학교 312기 졸업식 장면. 제1중앙경찰학교는 현재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위치해 있어 제2의 중앙경찰학교는 호남과 영남권 경찰의 접근성이 좋고 균형발전 효과가 뛰어난 전북 남원시가 최적지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중앙경찰학교

이 가운데 경찰청이 11월 중에 최종 입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제2중앙경찰학교' 입지 선정 문제도 국감장에서 거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경찰청은 전국 10개 시·도의 48개 지자체가 응모신청서를 접수한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과 관련해 지난 9월 20일 부지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정량평가 점수 합계로 1차 후보지 3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1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압축된 1차 후보는 전북 남원시를 포함한 충남 아산시와 충남 예산군 등 3곳이다.

이들 후보지는 11월 중에 발표할 최종 입지로 선정되기 위해 총력전을 경주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1차 후보지 3곳 발표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 김태흠 충남지사가 언론인 간담회에서 특정 후보지 탈락 가능성과 '최고 결정권자와의 통화' 등을 언급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충청 지역 일간지인 '굿모닝충청'은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8월 23일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충남도의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김 지사의 발언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 일간지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지사는 간담회에서 "전국 48개 지자체에서 경찰학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죄다 떨어지고 충남과 강원 등이 살아남았다. 전남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차 후보지 3곳을 발표(9월2일)하기 한 달 전에 나온 김태흠 충남지사의 사실상 단정적인 발언은 '강원이 살아남았다'는 말을 제외하고 모두 적중해 "뭔가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응모신청서를 낸 48개 지자체에는 전남 10곳과 경북 15곳 등이 포함돼 있고 이들은 모두 1차에서 탈락했다.

특히 김태흠 충남지사는 같은 간담회에서 "누구라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어제(8월 22일) 최고 결정권자에게 전화해서 전국에 뿌리지 말고 시설을 집적화하라고 촉구했다"며 "면적이 조금 작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자라면 조금 붙이면 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의 '집적화' 촉구는 충남 아산에 경찰인재개발원(2009년)과 경찰수사연수원(2013년), 경찰대학(2016년) 등이 뿌리를 내리는 등 충남권에서 관련 기관이 운집해 있어 제2중앙경찰학교까지 충남에 배치해 집적의 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라는 논리로 해석된다.

▲충북 충주시에 있는 중앙경찰학교 교육훈련 모습 ⓒ중앙경찰학교 홍보영상 캡처

하지만 전북지역민들은 "충남도지사가 통화한 최고 결정권자가 누구이고 면적이 조금 작음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은 무슨 뜻이냐"며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김태흠 충남지사의 '죄다 떨어졌다'는 지난 8월의 발언이 거의 맞아 떨어졌다는 점에서 "1차 발표가 나기 한 달 전에 어떻게 알 수 있었느냐"며 고개를 갸웃갸웃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면적이 작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발언도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은 미래치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핵심 인재 양성을 목표로 건축 연면적 18만㎡에 연간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제2중앙경찰학교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전북과 남원지역 사회단체들은 "제2중앙경찰학교를 어느 곳에 설립하느냐는 단순히 한 기관의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균형발전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인 만큼 공정과 정의, 투명이 살아 숨 쉬는 입지선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경찰청은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과 '법과 상식에 기반한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며 "제2경찰학교 최종 부지 선정도 전국민적 과제인 균형발전 차원에서 법과 상식에 기반한 공정한 평가를 통해 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 행정안전위에는 전북 출신 한병도 의원(익산을)도 포함돼 있는 등 호남권과 영남권 경찰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11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러 현안이 있지만 제2경찰학교 후보지 선정의 공정성을 담보할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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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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