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더불어민주당 5선 의원(전북 전주병)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조선 영조 2년 때의 양재역 대자보 사건을 소환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정동영 의원은 4일 자신의 SNS에 '김건희 특검법 부결과 조선시대 양재역 대자보 사건'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조선 명종 2년 때인 1547년 양재역에 대자보가 내걸린다"며 "여주(女主)가 위에서 정권을 잡고 간신 등이 아래에서 권세를 농간하고 있으니 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서서 기다리게 되었구나. 어찌 한심하지 않은가?"라고 470여 년 전의 대자보 내용을 인용했다.
양재역 대자보의 '여주(女主)'가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피바람이 불어 역사학자들은 '양재역 벽서사건'이라고 불렀다.
김건희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될 날 여주(女主)를 언급하며 '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기다린다'는 대자보를 상기해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을 직격한 내용으로 해석된다.
정동영 의원은 이날 "국민들 대다수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단순한 국정 개입 수준을 넘어 국정 농단으로 곪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요지부동이고 정풍쇄신에 나서야 할 국민의힘 의원들은 바짝 엎드려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력과 국민의힘의 무기력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며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여당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국민 스스로가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고 이는 불행하고 비통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정동영 의원은 "2024년 지금 곳곳에 대자보가 걸릴 참이다. 아니 이미 걸려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못 본 척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격문이 걸릴 날이 머지않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김건희 여사 특별법은 찬성 194표에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펴 등으로 정족수를 넘기지 못하고 부결됐다.
이날 표결엔 국민의힘 의원 전원(108명)과 민주당 등 야당 의원 전원(192명)이 참석했으며 범야권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여당에서 찬성 2표와 무효 및 기권 2표 등 4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 등 야권은 7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관련 총공세에 나선 뒤 다음달인 11월에 특검법을 재발의하는 등 계속 문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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