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 넘게 장병 사망 규명 않는 군, 국군의날 임시공휴일하면 사기 높아지나

지난해 11월 777사령부 예하부대 장병 사망, 사망 원인 규명도 관련자 징계도 '아직'

윤석열 정부가 34년 만에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장병들의 사기와 전투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인데, 장병 사망 원인도 300일 가까이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군 당국이 '보여주기'식의 사기 올리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직할 첩보부대인 777 사령부 예하부대에서 17일 간 홀로 격리하다 사망한 병장 사건과 관련해 수사가 완료됐냐는 질문에 "육군 수사단에서 1차적인 수사를 했고 육군 검찰로 사안, 사건을 송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해당 장병의 사망사건은 지난 8월 2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알려졌다. 허 의원은 당시 위원회에서 "지난해 11월 11일 777사령부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던 병사의 변사 사건"이 있었다며 "군 검찰에서 (관련자에게) 징계 의견을 냈고 (위원회 당일 기준으로) 291일이나 지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군인사법 징계 종류에 따른 군기교육도 이런 곳에서 격리시켜 받게 하지 않는다. 법에도 15일 이내의 분리 교육을 하게끔 돼 있는데 돌연사한 병사는 17일을 받았다. 부모님의 말씀으로는 제대로 된 물과 음식조차도 충분히 공급받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291일 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징계도 내려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실치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군 당국은) 민간에 이 사건을 이첩도 하지 않았다. 군 인권 문제, 죽음의 문제를 가지고 핑퐁게임을 하고 있는데 이러면 안된다. 여기 있는 군 간부의 자녀가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면 심정이 어떻겠나"라며 "조속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부모들에게 합당한 사건의 진실에 대해 설명하고 징계를 비롯한 사건의 명확한 것들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약 10개월이 지났음에도 유족들에게 제대로 설명이 안됐다는 지적에 전 대변인은 "그건 아닐 것"이라며 "4월 또는 5월에 검찰로 사건이 송치가 됐을텐데 수사 과정에서 포렌식이나 CCTV 분석 또는 부검 후에 결과 회신, 유가족들께서 요구하시거나 원하시는 원인과 동기 확인을 위한 절차상의 수사 기간이 좀 필요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사고 원인 규명 및 관련자 징계는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전 대변인은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부검 후에 또 필요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명확히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징계는 해당 부대에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앞서 1일 국방부는 해당 병사 사망 사건과 관련, 사망한 병사와 함께 부대 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을 호소하는 병사들이 있어 격리 조치를 시켰다는 점을 확인했다. 사망한 병사가 격리된 숙소는 부대와 약 100m 떨어진 곳으로, 코로나 19 시기 임시 숙소로 사용됐던 건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다른 부대로의 전출도 고려했으나 사망한 병사의 의사에 따라 분리 조치한 것이라면서, 해당 병사에 대해 아침 점호를 실시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졌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경찰은 부대 내에서 사망한 병사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다는 점을 이유로 관계자 징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불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한 총리는 "지금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중동분쟁 등 국내외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국군 장비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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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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