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광풍'…역대급 주담대 증가세, 두달 연속 7조 원 웃돌아

8월 가계대출 증가폭, 2021년 집값 급등기 수준 치솟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두 달째 7조 원을 넘었다. 지난 2021년까지 이어진 '영끌' 광풍 당시를 웃도는 '역대급' 수준이다.

신용대출까지 증가하면서 8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3년 4개월 만에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담대 잔액(전세자금대출 포함)은 567조735억 원이었다. 이는 7월 말(559조7501억 원) 대비 7조3234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지난 7월(7조5975억 원) 증가세보다는 2000억여 원가량 적지만, 두달 연속 7조 원이 넘는 수준의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 주요 은행이 전세자금대출 조건부 중단, 주담대 한도 축소 등의 대출 억제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처럼 큰 폭의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주담대 급증세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이번 집계 기준일이 29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8월 실제 5대 은행 주담대 증가 폭은 8조 원대에 이르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을 가능성도 있다.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조치가 시행되면서 30일과 31일 '주담대 막차' 수요가 몰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담대 잔액(전세자금대출 포함)은 567조735억 원이었다. 이는 7월 말(559조7501억 원) 대비 7조3234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거래는 2년 11개월만에 1만건을 넘어섰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은행 신용대출 역시 증가했다. 8월 5대 은행 신용대출은 29일 기준 8202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4270억 원으로 증가했다. 3개월 만의 반등이다.

기준금리 동결이 장기간 이어지고 불황이 겹치면서 통상 신용대출 잔액은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주택 구매 수요자가 주담대에 더해 신용대출까지 끌어쓰는 '영끌'에 대거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달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주담대 증가세와 신용대출 증가 폭을 합산해 8조3234억 원이 됐다. 아울러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617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2021년 4월(9조2266억 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2021년 당시는 제로금리를 바탕으로 집값이 급등하던 '영끌' 시기다. 지금의 주담대 증가세가 집값 광풍이 불던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강한 수준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 주택 매매 급증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1만2783건으로 전월 대비 40.6% 급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110.2% 급증했다.

서울 월간 주택 거래 건수가 1만 건을 웃돈 건 2021년 8월(1만1051건) 이후 2년 11개월 만의 일이다.

이 같은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짐에 따라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관련해 시중은행은 주담대 조이기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3일부터 주담대 최장기간을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인다. 본래 30년이 일반적인 계약 기간이었음을 고려하면 원상복구한다고 볼 수도 있다.

아울러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 원으로 제한한다.

우리은행도 오는 9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인다. 또 당분간 전세자금대출은 무주택자로 한정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최장 50년인 주담대 대출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한정해 30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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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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