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동학대' 혐의 손웅정 감독·코치 2명 약식기소

초등생 목 잡고 "X새끼야", 코너킥 봉으로 구타한 혐의 등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이자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축구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손웅정 감독과 코치들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검찰이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다. (☞관련기사 : [단독] 'SON아카데미' 폭행 코치는 손흥민 친형…"피멍 들자 웃으며 잘못 때렸다 해")

춘천지방검찰청이 30일 축구훈련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손 감독과 손흥민 선수의 친형인 손흥윤 수석코치, A 코치 등 3명을 약식기소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도 내렸다.

약식기소란 혐의가 가볍다고 판단될 때 검찰이 피의자를 정식 재판에 넘기지 않고 벌금형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검찰은 벌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당사자 혹은 법원이 정식 재판 회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형이 확정된다.

폭행 피해 아동인 B군 측은 지난 3월 "손 수석코치가 B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며 손 감독 등을 고소했다.

<프레시안>이 입수한 폭행 피해 아동 B군의 인천 동부해바라기센터 진술서에 따르면, 손 감독 부자를 포함한 코치진은 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선수들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폭언과 욕설, 폭행 등을 가했다.

손 감독은 자신을 비롯한 유소년 선수들에게 "X새끼 완전 또라이네" 등의 폭언을 반복했다고 했다. 또한 훈련 도중 실수한 B군의 목을 잡고 "잘 살피라고 X새끼야"라고 말했으며 "너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짐 싸서 너 집에 보낼거야. X새끼야" 등 강압적인 태도로 욕설을 반복했다고 했다.

손 수석코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월 9일 가와사키시에서 B군을 비롯한 4명의 아이들이 제한시간 안에 골대 사이를 반복해 뛰던 도중 코치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엎드리게 한 뒤 코너킥 봉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구타했다.

B군은 "(손 수석코치가) 못 들어오면 맞는다 했는데, 장난으로 하신 말인 줄 알았는데 네 명이 맞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손 수석코치는 웃으면서 허벅지에 멍이 든 B군에 "너는 잘못 때렸다"고 말했다. 구타로 인해 B군은 허벅지에 피멍이 들었고, 같이 구타당한 다른 아동은 한동안 걷지 못했다.

A코치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훈련 도중 B군에게 "야 이 XX새끼야. 야 이 X같은 새끼야", "야 죽여버린다" 등의 폭언을 했으며, 발로 B군의 엉덩이를 두 번 걷어차고 꿀밤과 왼쪽 구레나룻을 잡아당기기도 했다고 B군은 진술했다.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손 감독 등 3명을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손 감독은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 출판사가 주관한 작가사인회에 참석해, 자신의 책에 사인해 주고 있다. 한편 손웅정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코치진들이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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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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