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자위대를 초청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해군은 아직 참가국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의 해상자위대 깃발이 세계 2차대전 당시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인 욱일기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해상자위대가 한국 해군이 주최하는 관함식에 참석할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최종일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내년 5월 부산 개최 예정인 관함식에 해상자위대기를 단 일본 함정이 들어올 거라는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는 질문에 "국제 관함식 개최를 계획하고 있지만 초청 대상국은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관함식을 하더라도 결정이 되면 그 계획은 아마 내년도에 구체화될 거라 아직은 어떤 국가들이 참석하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상자위대의 관함식 참석 논란은 내년 국방부 예산안에 해군의 국제관함식 예산 40여억 원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해군은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가 열리는 5월에 국제 관함식을 개최할 예정인데,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문제는 이 행사에 일본 해상자위대가 초청될 경우 한국이 주최한 관함식에 욱일기 형상과 유사한 깃발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8년 국제관함식의 경우 일본 해상자위대가 초청 대상에 포함됐지만 '일제 침략과 군국주의의 상징 욱일기 형상의 자위함기가 한국에 들어오는 건 부적절하다'는 논란으로 함정은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최대한 덮고 관계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 이번 관함식에는 해상자위대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함의 부산 입항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정부는 해상자위대기가 국제관례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의 국내 입항에 대해 "자위함기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식 깃발이라는 것이 국제관례로 인정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며 역대 정부가 해 온 대로 국제관례를 따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29일에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기도 했다. 당시 훈련은 한국 정부가 주최한 것으로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했으며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됐다.
한국 군인들이 일본이 주최한 관함식에 참석해 경례를 한 적도 있다. 지난 2022년 11월 6일 일본 해상자위대는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여기에 참가한 한국 해군 군수지원함 '소양함'의 군 장병들은 주최국 지도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탑승한 대형 호위함 '이즈모'에 거수 경례했는데, 이 함정에는 해상자위대기도 있었다.
당시 일본 외무성은 해상자위대기가 욱일기를 본따서 만들었다며 사실상 두 깃발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문홍식 당시 국방부 부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욱일기와 자위함기가 다른 깃발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국민적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면서도 "관함식 때 욱일기에 경례를 했다는 보도들이 많았는데 국제관함식에서 주최국 대표가 승선한 함정에 대해 경례하는 것은 일반적인 국제관례"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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