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반국가세력 운운하며 안보 강조하더니…계룡대 비상활주로 행사로 못써

육군협회, 업체 변경으로 킨텍스에서 활주로로 장소 변경…국방부 "비상시 최단시간 복구 조건으로 허가"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방위산업 전시회로 인해 계룡대 비상활주로가 오는 10월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핵 공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을지연습을 진행하는 등 안보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정작 비상시에 사용해야 할 활주로 확보도 못하면서 보여주기식 안보만 강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육군협회의 KADEX(대한민국국제방위산업전) 방산전시회 개최 때문에 계룡대 비상활주로가 4개월째 사용 중단 상태라는 지적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여러 가지 비상활주로 등을 확보하고 있는데 아시겠지만 그 지역은 지상군 페스티벌이 거의 해마다 이루어지는 곳"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오는 10월 2~6일 진행 예정인 지상군 페스티벌은 활주로에 천막을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기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역시 주활주로가 아닌 보조활주로에서 진행하는 등 행사보다는 군 작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된 바 있다.

행사 준비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는 활주로가 원래 유사시나 특정 작전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것인데, 이 활주로 말고 다른 활주로로 비상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면 애초부터 해당 활주로가 불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전 대변인은 "그렇지 않다. 작전성 검토를 해서 다른 활주로나 헬기 이착륙 등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고 하는 것"이라며 "계약 과정상에서도 만약의 사태에 대해서 최단시간 내에 복구하는 것들도 다 계약조건에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단시간 내 복구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조선일보>는 23일 국방부가 "국지 도발이나 전면전 발생으로 비상활주로를 긴급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 최단 시간 내 시설물 철거 등 대책을 강구하라"는 조건을 달아 오는 10월 31일까지 활주로 사용을 허가했다며 "현재 설치 중인 5000평 규모 텐트 2동은 알루미늄 레일 위에 설치하는 방식이라 신속한 철거가 어렵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활주로의 경우 공군전력이 많이 사용하는데 국방부와 공군이 소통이 있었냐는 질문에 박윤서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해당 비상활주로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 관리를 하고 있고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 KADEX 협조 요청과 관련해서 공군본부에 협조 요청을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공군 내에서는 작전에 영향이 없음을 회신했다"고 답했다.

한편 육군협회가 올해 행사 주관사를 바꾸면서 장소가 일산 킨텍스에서 계룡대 활주로로 변경됐고, 이 과정에서 기존에 행사를 주관했던 업체가 같은 기간에 'DX KOREA'라는 방산전시회를 킨텍스에서 별도로 열면서 국방부와 방산업체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국방부는 그 두 가지 방산전시회 다 후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반 기업체나 또는 협회 측에서 주관하고 시행하는 거여서 제가 지금 여기서 어떤 게 맞다, 왜 2개가 이루어지느냐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 KADEX 홈페이지에 게재된 안내자료. ⓒKADEX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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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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