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전문의 없는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총체적 난국

“특정인 자리 주려고 자격기준 완화한 것 아니냐”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 현제까지 전 이영렬 센터장의 인사 말이 올려져 있다.ⓒ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 캡처

경북 포항시가 지난 3월 20일부터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장 공모를 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원이 없자 공모 자격 기준을 변경해 일반인을 센터장으로 변칙 임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포항시가 공고한 지진트라우마센터장 채용 자격기준에는 ‘의료법에 의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관련분야 근무 경력 5년 이상인 자’로 규정했다.

또 센터장은 계약일로부터 24년 12월 말까지 기간제근로자 자격이며, 센터 업무 총괄 및 전문의 트라우마 치료 상담의 업무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포항시는 이같은 자격요건의 센터장 채용 공고에서 해당 자격을 갖춘 전문의 지원이 없자 4월 4차 및 5차 공고에서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해 재공모했다.

4차와 5차 공고에서는 ▲의료법에 의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관련분야 근무 경력 5년 이상인 자 ▲간호학, 임상심리학, 사회복지학, 작업치료학 박사 학위 취득 후 관련 분야 또는 지진과 관련된 지역사회 활동 경력 5년 이상인 자로 조건을 완화했다.

시는 이같은 채용 조건 완화 공고 이후 정신건강전문의 자격이 없는 대신, ‘지진과 관련된 지역사회 활동 경력 5년 이상’인 A씨를 채용해 지난 6월 3일자로 센터장에 임명했다.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에는 2017년 포항강진 이후 지진트라우마 등을 치료받기 위해 흥해읍을 비롯한 포항시민 다수가 이용하고 있지만 정작 정신건강전문의가 없는 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지진피해 주민 B(여. 67. 흥해읍)씨는 “종전에는 국내 유명 전문의가 트라우마 진료 등을 해 피해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며 “포항시가 왜 서둘러 일반인을 센터장으로 임명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는 포항시 흥해읍 임대건물에 입주해 있으며 신축건물은 25년 완공 예정이다.

2개 부서에서 재난관계자 심리적 외상관리사업, 지진 트라우마 자료 수집 및 연구 개발(R&D), 지진피해자 회복지원 프로그램 운영, 재난전문인력 양성 및 역량강화 교육, 정신건강 사각지대 통합지원사업 운영, 온택트 심리지원 콘텐츠 제작 및 프로그램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9년 11월 문을 연 이래 초대 센터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보건복지부 국립부곡병원장 및 영남권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을 역임한 이영렬 박사가 맡아 왔다.

센터는 이 박사 사임 이후 A씨가 지난 6월 센터장에 임명됐지만 현재까지 센터 홈페이지에는 이 박사를 센터장으로 여전히 표기하고 있는 등 센터 운영에 총체적 난국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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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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