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및 디올백 수수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공개 소환하지 않고 '제 3의 장소 비공개 대면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조사 일정과 장소 등을 모르고 있다가 김건희 전 대표 조사가 끝날 무렵 수사팀에게 뒤늦게 보고를 받은 후 주변에 "법 위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민주공화국이 무너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총장은 주변에 "다른 걸 떠나 검찰총장이 국민과 약속했는데 못 지키게 된 것"이라며 "저렇게 사건이 종결된다고 (국민이) 믿겠나"고 말했고,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대면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불확실해 미리 보고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서울중앙지검 해명에 대해 "졸렬한 행태의 해명이다. 국민에게 부끄럽다"는 말을 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법 위에 한 사람'은 김건희 전 대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그간 "법 앞에 성역 없다"며 김건희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다른 사례들에 비춰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이 사실상 김건희 전 대표 조사 방식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검찰총장을 '패싱'한 셈이다.
이 총장은 이같은 상황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측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있다"며 총장직을 사퇴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 중순까지다.
만약 검찰총장이 사퇴한다면 김건희 전 대표 '황제 조사' 논란은 서초동 검찰청까지 덮칠 수 있다. '친윤 라인'이 장악한 서울중앙지검과 이 총장 등을 중심으로 한 '비윤 라인'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쫒아냈다'는 비판이 비등할 경우 '공정'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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