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얼차려 사망' 피의자들, 학대치사 혐의로 재판 넘겨

사망 원인 '학대행위'로 판단…학대치사죄, 업무상과실치사죄보다 형량 높아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으로 훈련병을 숨지게 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며 업무상과실치사보다 형량이 높은 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춘천지검 형사1부(오세문 부장검사)는 15일 학대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중대장 등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구속기소된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지난 5월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 훈련을 하면서 규정을 위반하고, 실신한 박모 훈련병에 대해 적절하게 조처하지 않아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기상조건·훈련방식·진행경과·피해자의 신체조건 등을 종합한 결과, 이들이 학대행위를 저질러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에서 송치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령상 업무상과실치사죄는 금고 5년 이하의 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학대치사죄의 경우 징역 3년 이상 30년 이하에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수사 결과, 부중대장은 사망한 박 훈련병을 비롯한 훈련병 6명이 취침 점호 이후 떠들었다는 이유로 이튿날 오전 중대장에게 구두 보고 후 승인을 받아 군기훈련을 실시했다. 관련 법령에 따라 군기훈련은 실시 전 훈련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실시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실시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이런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훈련병들의 신체 상태나 훈련장 온도 등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로 완전군장을 시킨 후 연병장 2바퀴를 돌게 하고 선착순 뜀걸음 1바퀴, 팔굽혀펴기와 뜀걸음 세 바퀴를 잇달아 지시했다.

결국 박 훈련병은 군기훈련 도중 쓰러졌으나 피의자들은 응급처치를 지체했고, 박 훈련병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사망했다.

피의자들은 사건 발생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21일 구속됐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로 중대장(대위)이 21일 오전 강원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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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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