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 수해로 '난리'인데 국회의원은 도의원들과 '술자리'서 '엄지척'

수해 복구 비상 단계 속 한가롭게 '한우회식'…지역 주민들 '김영란법' 따져봐야

전북자치도내 전 지역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비상 1단계가 발령된 10일 저녁 지역구 국회의원이 전북도의회 도의원들을 대동한 채 술을 곁들인 만찬을 마치고 SNS에 '엄지척'을 하는 인증샷을 올려 "물난리가 잘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엄지척이냐"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정읍고창)은 10일 저녁 전주시내 모 한우식당에서 '정읍고창 도의원과의 만남'을 갖고 자신의 SNS에 인증샷을 올렸다.

그런데 이날은 전북 군산 지역에 지난 8일부터 10일 오후 5시까지 342.7㎜를 비롯해 익산 238.7㎜, 장수에 248㎜ 등 도내 전역에 평균 179.2㎜의 폭우가 퍼부어 '이제까지 보지 못한 물 폭탄'이 쏟아졌다는 표현까지 나온 날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도로와 하천, 저수지, 교량 등 23건의 공공시설이 파손되고 주택 84채를 비롯해 주택 침수 99건, 닭과 한우 등 가축 피해가 3개 시·군에서 12만여두, 벼와 시설하우스 등 농작물 침수가 10개 시군에 945㏊에 이르는 등 짧은 시간에 발생한 호우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윤준병 국회의원이 10일 밤에 자신의 SNS에 올린 도의원들과의 저녁 회식 사진. 참석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단체 촬영을 했다. ⓒ윤준병의원SNS갈무리

이로 인해 전북도는 이날 새벽 2시에 비상 2단계 대책 회의를 시작으로 도지사와 시·군 단체장이 오전 7시에 긴급대책회의를 가졌으며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에는 행안부 안전차관 주재로 대책회의가 진행됐고 대통령과 도지사 지시사항 등 안전관리 지시가 일곱 차례나 내려지는 등 도내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온갖 피해가 발생되는 긴박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또한 도지사를 비롯한 교육감과 부지사 등은 오전부터 도내 각 피해현장을 시간을 쪼개면서 바쁘게 돌아 다니며 피해상황 파악과 신속한 복구를 당부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날 하루 동안 재난 문자만 무려 67회가 발송됐고 구조와 배수지원, 안전조치 등 소방지원은 166건에 이르렀으며 인명 구조만 17건에 38명에 이르는 등 하루 동안 숨 쉴 새 없는 폭우 피해 접수와 인명구조, 피해복구를 하는데도 손발이 턱없이 부족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이처럼 행정과 소방, 군부대 등에서는 엄청난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이 고급 한우식당에서 술을 곁들인 만찬을 즐겼고, 심지어 참석자들이 단체로 '엄지척'을 하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 까지 했다.

더구나 윤준병 의원의 SNS에는 '엄지척' 게시글의 바로 밑에 10여시간 전에 올린 전북특별자치도 발표 도내 시군 강수량 집계표가 버젓이 등록돼 있어 폭우피해 비상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본 도민들은 "이 시간에 지역구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이 한가롭게 술판이나 벌이면서 엄지척이나 할 상황이냐"고 반문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라고 일꾼으로 뽑아줬더니 정작 꼭 필요한 때 엉뚱한 자리에서 술자리나 벌이고 있었다. 김영란법 저촉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이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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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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