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공장 피해컸던 이유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들, 공장 내부 잘 몰랐다"

외교부 "외국인 사망자 명단 주한 대사관에 통보…유가족 입국 편의 제공"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1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로 실종 및 사망한 22명 중 외국인이 20명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부는 유족들에 대한 입국 편의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외교부는 강인선 2차관이 주재하는 대책반 회의를 통해 외국인 피해자 지원 방안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강 차관은 금번 사고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는 한편, 행안부 등 관계부처를 통해 외국인 사망자 명단 확인 즉시 주한 대사관에 통보하고, 사망자 장례절차 및 유가족 지원 등을 위해 주한 대사관과 계속해서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강 차관이 "아울러 입국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가족에 대해서는 법무부 및 우리 공관과 협조하여 입국에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등 외교부 차원의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22명의 국적은 중국인이 18명, 라오스인 1명, 국적을 알 수 없는 외국인 1명, 한국인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번 화재 피해에서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로 사망자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는 점이 꼽혔다. 사망자 22명 중 20명이 외국인이었다. 이들이 정규직이 아닌 일용직이었기 때문에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서 원활한 대피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24일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화재 브리핑에서 "인명피해가 많았던 이유는 대피 방향이 잘못된 것도 있는데 외국인 근로자가 많았다는 점도 있다. 실종자 포함해 23명 중 21명이 외국인"이라며 "이분들이 정규직 직원이 아니고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하는 일용직이 대부분이다 보니 공장 내부 구조가 익숙하지 않았던 점도 피해가 늘어난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사망자들이) 안쪽으로 대피해서 짧은 시간에 유독성 연기를 흡입했다. 조금만 들이마셔도 질식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공장 내부에 화재 안내방송이나 스프링쿨러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 본부장은 추후 정밀 감식을 통해 밝혀져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공장 책임자 등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시신 수습이 끝난 이후 조사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사고 피해의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들이고 이들의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및 고용 형태에 대한 문제도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화성시의 경우 등록외국인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지난 20일 발간한 2024년 5월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등록외국인 시·군·구별 거주현황에서 화성시는 4만 7999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연기가 치솟는 공장 건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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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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