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워킹맘' 못 찾아 저출생수석실 난항? 애 낳지 않는 이들 이야기 들어야"

정의당 "'왜 안 낳을까'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일까'를 물어야"

대통령실이 저출생수석실을 담당할 '40대 워킹맘'을 찾지 못해 조직 신설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정의당이 "낳지 않는, 낳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인선 기준을 지적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름대로 의미 있는 기준들이지만, 적절한 접근법인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와 함께 저출생수석실 신설을 지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40대·워킹맘·다자녀·정책통 네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을 내세워 저출생수석실을 구성하려 했다. 그러나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인사를 찾지 못해 인선 기준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정의당이 여러 차례 강조해 왔듯이 저출생은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결과'"라며 "'왜 아이를 안 낳을까'가 아니라 '이 사회가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일까'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열악한 저임금, 저녁이 없는 삶, 눈치 주는 기업문화, 경력단절, 노동시장 이중구조, 불안정한 주거, 치솟은 집값, 심화된 불평등, 사교육 경쟁, 돌봄 공백, 독박 육아까지. 저출생은 열거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온갖 사회적 문제들이 뒤섞여 만들어진 '문제의 결과'"라고 강조하며 "낳지 않는, 낳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출생의 원인은 다자녀를 둔 사람보다 무자녀인 사람이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40대는 경륜이 부족할 것이 우려된다는데, 지금 젊은이들이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이유를 베이비붐 세대가 더 잘 알 것 같지는 않다. 일하는 여성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야 하겠지만,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이야기가 저출생의 진실에 좀 더 가까울 수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저출생 문제를 다룰 인사는 아이 낳을 마음은커녕 하루하루 노동하며 살아가기에도 벅찬 젊은이들의 마음을 가슴 깊이 이해하는 인사여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대통령부터 그런 인사가 되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렇게 할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저출생수석 신설이 정말로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 번 더 강조한다. 저출생은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결과'"라며 "'왜 아이를 안 낳을까'가 아니라 '이 사회가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일까'를 묻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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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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