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국회의장·원내대표 뽑는데 당원 20%? 해괴망측"

"당원투표해서 잘된 일이 뭐 있나"…野 법사위 장악엔 "국민의힘 자업자득"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최근 이뤄진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해괴망측"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은 전날 당무위에서 △당·대권 분리 예외조항 신설 △국회의장·원내대표 경선에 당원투표 20% 반영 △부정부패 연루자 당직 직무정지 규정 폐지 △자당 귀책 재보선 무공천 규정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유 전 사무총장은 13일 기독교방송(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도대체 국회의장하고 원내대표를 뽑는데 당원 20% 반영한다는 건 해괴망측한 소리"라며 "원래 국회(의원) 300명의 대표이고 다수당에서 후보가 뽑혀오면 다 만장일치 비슷하게 됐는데, 저런 제도를 가지고 오면 과연 제2당 의원들도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는지 우선 선출과정 자체가 의장의 리더십에 상당히 상처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당원권 강화하는 건 좋은데 강화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선이 있는 것"이라며 "그 사람들이 당의 무슨 주주냐. 그런 건 아니지 않느냐. 그리고 정당이 지금 당원들이 내는 당비보다 국민 세금이 훨씬 더 많이 비중을 차지하는데 당비 좀 낸 당원들 하자는 대로, 그것도 이렇게 소수가 강성 목소리로 끌고 가는…(대로 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아니 그 동안 당원투표해서 잘된 일이 뭐가 있느냐. 서울시장·부산시장 귀책사유 있으면 (공천) 안 된다고 한 거 당원 투표해서 그 난리를 치고, 위성정당 만들 때도 당원투표하고"라며 "제가 당원 투표하는 걸 천벌 받을 짓이라고 하는 게 꼭 그런 고약한 짓 할 때만 당원 투표를 거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당·대권 분리 예외조항 삽입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도 반대했다고는 하는데, 당무위에서 (다른 참석자들이) '꼭 해야 된다'고 하니까 넘어갔다는데 속뜻은 뭐였는지 모르겠다. 진짜로 반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강성당원들한테 끌려간 게 맞는지"라고 언급했다.

그는 "대부분의 중진들이나, 선수(選數)별로 이 대표를 만난 데에서 재선 이상은 거의 다 부정적이었다고 하더라"며 "반대하려는 사람들이 자기가 한 마디 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몰라도 괜히 찍히기만 하고 되지도 않을 거니까 발언들을 삼갔다고 하더라"고 당내 본위기를 전했다.

한편 유 전 총장은 민주당이 법사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직을 가져간 데 대해서는 "이번에는 민주당이 법사위까지 꼭 하려고 하는 것은 조금 이해가 간다"며 "총선 몇 달 전 가을부터는 법사위가 거의 아무것도 안 해서 파업 상태가 됐다. 그러니까 이번에 다수당이 됐는데 법사위를 가져오겠다는 거는 국민의힘의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번에도 압도적인 여소야대였지만 법사위에서 워낙 다 가로막혔다. 상정조차 안 되고 법사위가 제대로 열리질 않았다"면서 "(여당에서는) '왜 그동안 원내 2당이 법사위를 가졌던 관행을 깼느냐'고 하는데, 깨게끔 자업자득을 한 면이 있다"고 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프레시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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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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