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의 영수회담, 장족의 발전…이득은 이재명이 취해"

"與, 채상병 특검법 토론 포기하고 대통령 거부권 건의? 국회 포기, 尹에 부담 주는 것"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번갈아 지낸 정치 원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29 영수회담 성사에 대해 "장족의 발전"이라면서도 "제대로 준비를 철저히 못 해서 별로 좋은 성과가 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열띤 반대토론 없이 그저 대통령 거부권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달 29일 영수회담 결과에 대해 "영수회담에 무슨 특별한 성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윤 대통령이 그 동안에는 계속해서 야당 대표 만나는 것을 거부하다가 그래도 이번에 선거 결과를 보고서 자기 나름대로 판단을 해서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는 얘기를 했다. 대통령으로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나 "대통령이 선거 이후 궁지에 몰리는 입장에서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서 영수회담을 받아들였던 것 같은데, 제대로 준비를 철저히 못 해서 별로 그렇게 좋은 성과가 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혹평했다. "대통령이 이번 영수회담에서 상당히 수세에 있는 인상을 줬기 때문에 별로 효과가 나타날 수가 없었다"는 것.

그는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연 청와대(대통령실) 참모들이 제대로 했느냐에 대해 상당히 의구심이 간다"며 "영수회담을 대통령 측에서 준비를 하려면 이재명 대표가 무슨 얘기를 할 거라는 걸 사전에 다 얘기할 수 있던 것 아니냐. 그런 것을 어떤 식으로 대통령이 답변할 것인가 참모들이 철저하게 준비해서, 대통령이 영수회담에 임하는 자세가 보다 분명하게 보였으면 영수회담의 성과가 비교적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반대로 "이재명 대표 쪽에서는 자기가 국정 파트너로서 대통령의 인정을 받은 그러한 소위 이득을 취하지 않았나"라며 "이 대표는 아무 의제 없이 회담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지 않았나. 그 동안 많이 떠돌던 얘기를 집약해서, 대통령에게 집중적으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민에게 좀 인상을 줬던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편 2일 '채상병 특검법'이 야권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에서 별다른 반대토론을 하지 않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채상병 특검법도 서로 토론을 해가지고 거기에서 뭐가 문제가 되고 있는지 분명하게 얘기를 서로 한 다음에 법안 통과를 거부하든지 해야 되는데, 그냥 막연하게 일단 거부하고 '대통령에 거부권을 건의하겠다' 이런 것은 정당으로서의 자세가 올바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 "단독 처리 과정에 여당이 참여를 해서 좀 토론도 하고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그저 특검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여당이 포기를 해버렸다"며 "토론을 포기하고서 모든 걸 대통령 거부권에 위임한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자꾸 부담만 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토론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뭐가 잘못했다는 걸 알려야 하는데, 야당 단독으로 통과하게 만들어 놓고 대통령에게 거부권 건의하고….. 그게 내가 보기에는 국민의힘이 국회 자체를 포기하는 모습을 자꾸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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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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