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3년 간 언론·출입기자단 간담회 420여회... 왜? 했나 봤더니

서귀포시, 최근 3년간 '언론·출입기자단 간담회' 명목... 매번 일부 기자에 식사 제공

서귀포시가 출입기자단 간담회 명목으로 일부 시청 출입 기자들에게 지속해서 식사 등을 제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귀포시청

서귀포시가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밝힌 최근 3년 간 출입기자단 간담회 등 집행 내역에 따르면 서귀포시 공보실 등은 같은 기간 '서귀포시청 출입 기자단 간담회' 또는 '언론사와의 간담회' 명목으로 420여 차례 간담회를 열고 참석한 언론인 및 기자들에게 식사 등을 제공했다.

간담회는 주로 공보실이 주도했다. 서귀포시청 공보실은 이 기간에 총 320회(2021년 114회, 2022년 112회, 2023년 94회)에 걸쳐 언론·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개최해 매번 식사를 제공했다. 이외에도 기후환경과(26회), 공원녹지과(10회), 주민복지과(8회), 총무과(7회) 등이 간담회 및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이 같은 수치는 서귀포 시청이 열어온 연중 브리핑 횟수와 유사한 수치여서 일부 기자들에게 식사 등을 제공하며 시정 현안을 관리해 온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보공개 자료에서 서귀포시는 2021년 154회, 2022년 135회, 2023년 140회에 간담회를 열어 매회 참석자들에게 식사 등을 제공했다. 서귀포시가 매주 4회(월.화.수.목요일) 연간 160~190여 회 브리핑을 진행하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횟수 식사 등이 제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상적인 기자 브리핑과는 달리 퇴근 이후 시간대인 오후 6시 이후 법인카드 사용도 연평균 24회로 나타났다. 매달 2회가량 사용한 것으로, 여기에선 저녁 10시 이후 카드 결제가 이뤄진 경우도 수회 발견됐고, 일반음식점인 호프집에서 사용한 횟수도 다수 확인됐다.

언론·출입기자단 간담회 및 식사는 소수 인원만 참석한 경우가 80%를 상회했다. 연도별 참석자 현황에는 2021년 154회 중 135회, 2022년 135회 중 93회, 2023년 140회 중 82회가 3~5명이하 인원이 식사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보실 등은 서귀포 시정에 비판적인 언론사는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더라도 식사 자리에서 제외한 의혹도 받고 있다. 공보실은 일부 우호적인 언론사 기자에게 카톡으로 식사 장소를 알려주거나, 메모 등을 은밀히 전달하는 방법으로 비판적 성향을 보인 언론사를 배제해 특정 언론사 기자를 따로 관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서귀포시청 출입기자단이 실제 운영됐는지도 의문이다.

서귀포시청 출입을 신청한 언론사는 현재까지 대략 39개 매체로 파악된다. 다수의 언론사들은 서귀포시청 출입기자단이 운영되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다.

자칭 서귀포시청 출입기자단은 최근 시청 모 실국 국장과 소속 과장 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시청 인근 민물장어집에서 점심 간담회를 진행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공보실 직원들과 함께 인근 횟집에서 저녁식사 겸 술을 마신 뒤 여흥을 즐기기 위해 노래방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을 이후에도 시청 공무원들과 연이어 점심 간담회를 통해 식사 등을 제공받았다.

해당 기간 공보실 업무를 담당했던 K 팀장은 서귀포시청 출입기자단 운영에 대해 "자신이 근무하던 지난해 10월경 공보실과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협의해 구성했다"고 밝혔다. 출입기자단이 구성되기 전 기자단과 간담회 명목으로 집행된 예산이 적절했는지 따져볼 대목이다. K 팀장은 비판적 기자 배제에 대해서도 "그런적 없다"고 답했다.

서귀포시청 공보실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향후 출입기자단과 협의 등 운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 홍보와 관련된 업무는 공보실이 직접 출입 언론사에 공지해 처리하겠다"며 "출입기자단 문제는 추후 서귀포 시청 출입 언론사들이 협의해 구성한 공식 기자단 출범 이후에나 논의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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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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