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황방산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120명 74여년만에 ‘영면’

30일 세종시 추모의 집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유해 안치식 가져

한국전쟁 당시 좌익과 우익의 이념대립 속에 무참히 희생된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황방산에 뭍혔던 전주지역 민간인 희생자 120명의 유해가 74여년 만에 안치됐다.

30일 전주시에 따르면 세종시 추모의집에서 전주형무소 민간인 희생자 유족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유해 안치식을 가졌다.

한국전쟁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전주지역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이번 3차 유해발굴조사에서는 유해 120개체와 유류품 344건이 확인됐다.

▲ⓒ전주시

이날 전주시는 참석한 유족들과 함께 민간인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제례를 진행한 뒤, 감식 및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해와 유품을 엄숙히 안치했다.

확인된 유해는 유해감식 결과 대부분 남성으로 확인됐으며, 연령은 25~35세의 청년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중년 이상의 2구의 여성 유해도 확인됐다.

전주시는 전주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을 올해 유해 안치를 끝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주시

이에 앞서 전주시는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전국 지자체 중 선제적으로 유해발굴 사업에 착수했으며, 지난 1·2차 유해발굴에서 확인된 78여 개체의 유해를 세종시 추모의집에 안치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2일에는 박현수 전주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및 조사단, 전주형무소 민간인 희생자 유족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용역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갖고 3차 유해발굴을 마무리했다.

성홍제 전주형무소 민간인희생자유족회장은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유해발굴은 우리 역사에 대한 치유와 사회통합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가차원의 조사를 통해 명예회복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해발굴조사단을 이끌어온 박현수 전주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지난 5년여 동안 아픈 과거를 정리하기 위해서 전주시의 협조로 조사가 이루어져서 감사하다”면서 “추후 다양한 방법의 추모행사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채규성 전주시 자치행정과장은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후대의 마땅한 책무”라면서 “국가차원의 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라며, 유해발굴 과정에 참여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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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전북취재본부 정재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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