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눈치 보느라 못했나?"…9대 보성군의회, 군정질의 0건

집행부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 소홀 '지적'

전남 보성군의회가 집행부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소홀한다는 지적이다.

12일 보성군의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9대 상반기 동안 보성군의회는 군정질의를 단 1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분 자유발언만 3건에 불과했다. 5분 자유발언 내용은 문점숙 의원의 '출산장려금 증액을 통한 인구 절벽 해소방안 마련 촉구', '지방재정 집행 효율성 제고 방안 제안'과 이춘복 의원이 발언한 '보릿짚 영농부산물의 효율적 처리 방안 마련 촉구'가 전부다.

▲전남 보성군의회ⓒ프레시안

이외에는 건의문과 결의문이 각 1건씩이다.

문제는 보성군의회 의원 8명이 1년 9개월 임기 동안 단 한번도 군정질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9대 상반기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기 내에는 군정 질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보성군의회의 실적은 인접 장흥군의회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이다.

장흥군 의회는 같은 기간에 의원 7명 평균 1인당 33건의 군정질의를 진행했다.

5분 자유발언에는 김재승 의원의 '농어촌버스 공짜 이용 제도 시행', 김기용 의원의 '장흥군 남부권 공립 노인요양병원 설치 요청' 등 총 8건으로 나타났다.

건의문, 결의문은 유금렬 의원이 발의한 '이상기후에 따른 원목표고 버섯 패해 대책 마련', 백광철의원의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 촉구' 등 총 15건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조례의 제정·개정 및 폐지 ▲예산의 심의·확정 ▲결산의 승인 ▲법령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사용료·수수료·분담금·지방세 또는 가입금의 부과와 징수 ▲기금의 설치·운용 중요재산의 취득 및 처분 ▲공공시설의 설치 및 처분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 외의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 ▲청원의 수리와 처리 등을 의결한다.

이 밖에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행정사무 감사권 및 조사권을 가지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관계 공무원에게 질문 및 답변을 요구할 수 있다.

한 전직 장흥군의원은 "군정질의란 말 그대로 군청의 행정 전반이 군민들을 위해 제대로 집행됐는지 질의하는 것"이라며 "군청의 사업이 원래 계획대로 진행됐는지, 진행과정에 절차와 규정을 위반한 것은 없는지, 군정에 군민들의 뜻과 여론은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점검하고 혹 문제가 있다면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군정질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보성군의원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의회가 집행부나 군수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일부 의원들은 현 군수의 조직력 등을 고려해 추후 출마 등의 불이익이 올까 두려워 자유발언, 군정질의를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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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성

프레시안 광주전남취재본부 위정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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