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수 끝에 국회 입성한 이준석, '안티페미 정치' 계속할까

개혁신당, 3% 중반 득표율로 비례대표 2석 확보…이주영·천하람 함께 입성

'안티 페미니즘'의 기수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제22대 총선에서 지역구 1석, 비례대표 2석을 획득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며 '선거의 귀재'를 자처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탈당 당시 선거비 보전이 가능한 15% 득표율을 달성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목표치에 비해 당이 받아 든 성적은 초라했지만, 이 대표는 4수 끝에 국회에 입성하며 정치 활동의 발판을 얻게 됐다.

11일 오전 8시 42분 비례대표 개표가 99.87% 진행된 상황에서 개혁신당은 3.61%를 득표해 비례대표 2석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3자 구도로 치러진 경기 화성을 지역구 선거에서 개표 완료 시점 42.41%를 득표해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39.73%)와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17.85%)를 제치고 당선됐다.

당선 확정 직후 이 대표는 개혁신당 상황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준엄한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며 "바로 직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었던 그 당의 대표가 당을 옮겨서 이렇게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까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 번 곱씹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먼저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180석에 달하는 의석을 갖고도 윤 정부의 무리수를 효율적으로 견제하지 못했다"며 "22대 국회에서 개혁신당이 비록 의석 수는 다소 적을지 모르겠으나 차원이 다른 의정활동으로 윤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나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선 자체를 제외하면, 이 대표가 이번 총선 국면에서 가장 주목받은 시점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탈당 전후와 지난 1월 개혁신당 창당 전까지였다. 창당 전 '이준석 신당'으로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이 대표의 당선 소감대로 승리한 대선을 치르고도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과 반목을 거듭해 온 집권여당의 전 대표가 탈당해 새로운 당을 만드는 일 자체가 떠올리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개혁신당 창당 이후 상황은 달랐다. 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설 전 제3지대 다른 신당과의 합당을 완성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양향자 의원이 이끌던 한국의희망과의 합당을 먼저 추진한 뒤 지난 2월 금태섭 전 의원과 정의당 탈당파 일부가 소속됐던 새로운선택,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의 합당을 선언했다.

그 중 새로운미래와의 동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념 성향이 다른 당 간 합당이었다는 점도 배경이었지만, 결별의 직접적 방아쇠는 이 대표의 '배제 정치'였다. 이 대표는 박경석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대표의 배우자였고, 정의당 여성본부장을 지냈고 후일 새로운미래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한 배복주 후보에 대해 "공직후보자 추천"도 "당직 임명"도 없다고 비토했다. 이낙연 대표에게 선거 정책·홍보 지휘권도 요구했다. 결국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의 합당 선언은 11일 만에 파기됐다.

이 대표의 다음 승부수는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이었다. 거대 양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하며 두 번의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 '킹 메이커'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 위원장이었지만, 소수당에서는 '김종인 매직'은 없었다. 개혁신당의 공천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진행됐다.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 반발한 양 의원이 탈당 직전까지 갔던 일만이 잠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지난 3월에는 비례대표 1, 2번에 배치된 이주영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와 천하람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각각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와 '비동의간음죄'에 대한 공격을 같은 날 꺼내들었다. 원내정당이 된 개혁신당이 반여성주의 지향을 계속 정치 활동의 중심에 둘 것인지 시선이 모인다. 이는 크든 작든 한국사회의 성차별 문제와 소수자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화성을에 출마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1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여울공원에서 당선이 유력시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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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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