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선거운동 막판 일정·메시지를 대부분 '이재명 공격'으로 채우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삼겹살 논란' 식당을 방문하고, 이 대표 SNS를 지적하고, 이 대표가 '딱 3표 모자란다'고 쓴 것을 겨냥해 "딱 한 표가 부족하다"고 투표 독려까지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한 비대위원장은 9일 선거운동 마지막 날을 맞아 낸 메시지에서 "어려웠던 선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어렵다. 본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셔야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딱 한 표가 부족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범죄자 공천하고, 막말 공천하고, 여성비하 공천하고도 200석을 얻겠다고 (야당은) 큰소리를 치고 있는데도 저희들의 부족함 때문에 이들을 막기 벅차다"고 읍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전날 이 대표가 SNS에 올린 "지금 딱 3표 모자랍니다"라는 내용의 온라인 포스터 형태 게시물을 상기시킨다.
한 위원장은 이날 메시지에서 "저는 지금 이 시간부터 잠시도 쉬지 않고 선거운동이 끝나는 밤 12시까지 뛰겠다"며 "결국 국민을 믿을 수밖에 없다. 무도하고 뻔뻔한 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석을 달라. 지난 2년간 범죄자집단을 상대로 악전고투해 온 정부와 여당에게 계속 싸울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했다.
한 위원장 전날 인천 연수 지원유세에서는 "야권 관계자가 '4월 10일에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거다. 200명 넘는 의원 들어갈 만한 의원총회장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오만한 얘기를 했다"며 "여러분께서 나서주지 않으시면 진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야당이) 이 나라를 뭉개버릴 것"이라고 지지층에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또 전날 저녁에는 이 대표의 '소고기 논란'이 일었던 인천 계양구 소재 식당에 방문해 이 대표를 저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일 원희룡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계양을 지역구를 찾은 한 위원장은 오후 6시 47분께 원 후보 및 원 후보의 후원회장 이천수 씨와 함께 지역구 소재 한 고기 전문점을 방문, 김치찜으로 식사를 했다.
한 위원장의 이 식당 방문은 일정 자체가 이 대표의 '소고기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점포는 앞서 지난 1일 이 대표가 지역구 유세 후 SNS에 고기 먹는 사진을 올린 곳인데, 당시 이 대표는 사진과 함께 '삼겹살'을 언급했지만 사진 속 식당이 소고기 전문점이라는 점 등이 밝혀져 논란에 휩싸였다. 여당 측은 '소고기 먹고 삼겹살인 척 속여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는 취지로 이 대표를 비난해 왔다. 한 위원장도 8일 유세에서 "저희는 소고기 먹고 삼겹살 먹은 척 하지 않겠다"(경기 광주 지원유세)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이대생 성상납' 발언을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을 두고도 "말도 안 되는 음담패설을 옹호했다"며 공격했다. 앞서 8일 오후 경기 김포를 찾은 한 위원장은 이 대표 SNS 글을 겨냥 "눈을 의심할 만한 사안이었고 저는 처음에 그게 '에이, 설마 이거 누가 조작한 것 아니야'라고 까지 생각했었다"며 "이건 김준혁이라는 사람이 했던 쓰레기 같은 생각과 쓰레기 같은 말들이,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했을 때 대한민국에 적용할 만한 내용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경기 고양시 유세현장에서도 "그동안 이 대표는 그 사람(김 후보)에 대해서 침묵해 왔다. 오늘 드디어 입을 열었다. 뭐라고 했냐면 괜찮다고 했다"며 "이건 김준혁의 머릿속을 이 나라에 펼쳐 놓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계양구에서의 식사 직후에도 "대단히 놀랍다. 김준혁 후보와 동의하는 취지였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일 오후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김 후보 발언 논란과 관련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김준혁 논란의 대반전! 나의 이모는 김활란의 제물로 미군에 바쳐졌다는 증언 터졌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엔 자신을 이대 출신이라 주장하는 여성들이 김활란 총장의 친일행위 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내용으로 담겼다.
특히 회견에서 고은광순 씨는 "1935년생 첫째 이모 등 이화여대생들이 미군들과 커플이 돼서 아마 집단 미팅을 하는 것과 같은 그런 사진을 봤다"며 "최근에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외국에 있는 오빠들과 막내 이모에게 물어본 결과, 1948년 무렵에 첫째 이모가 바로 그 낙랑구락부 또는 낙랑클럽, 김활란에게 걸렸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낙랑클럽 설립 시기는 1948년 또는 1951년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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