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녹색정의당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녹색정의당 지도부와 총선 출마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다섯 번 큰절을 했다. 이들은 "소외된 자, 몫 없는 자, 배제된 자들의 마지막 보루가 되겠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녹색정의당 지지율은 원내 진입 최소 기준인 '3%' 미만에 머물러 있다. 민주노동당이 처음 국회에 입성했던 지난 2004년 이래 처음으로 '원외 정당'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이자 절박한 심정으로 유권자들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심상정 원내대표, 이자스민 의원, 김종민(서울 은평구을)·김혜미(서울 마포구갑)·신현자(비례대표 9번)·정유현(비례 11번)·김민정(비례 13번) 후보 등이 4.10 총선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7년 반 전 촛불집회가 열렸던 그곳에서 이들은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녹색정의당은 가진 것 없는 노동자와 농민의 곁에서 출발했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성장했다"며 "여성과 소수자들의 차별에 맞서 마지막까지 싸우며 버텼다. 그것이 녹색정의당의 초심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년 녹색정의당은 많이 부족했다. 때로는 여의도 정치공학에 매몰된 적도 있었다"고 인정하며 "저희가 잘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녹색정의당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노동자와 여성, 소수자와 기후 시민, 그리고 사회적 약자, 서민과 함께 다시 출발하겠다"며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목소리를 저희가 듣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소외된 자, 몫 없는 자, 배제된 자들의 마지막 보루가 되겠다. 시민들이 정권의 폭정에 고통받을 때 모든 것을 걸고 다시 싸우겠다"며 "광화문에 섰던 초심을 되찾고 민주노동당 창당 정신으로 돌아가서 반드시 국민의 내일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을 거부할 수 없는 나라, 차별금지법으로 모두가 평등한 나라,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집을 빼앗지 않는 나라 그리고 내일의 대한민국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실현되는 나라여야 한다"며 "간절히 호소드린다. 진보를 지켜달라. 녹색정의당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대한민국에서 약자의 삶, 그리고 시민의 권리가 조금이라도 개선된 바가 있다면, 그 앞에 저희 진보정치의 목소리와 첫걸음이 있었다는 점을 꼭 기억해 달라"며 "양당의 '내로남불' 진영 정치의 한복판에서 누가 중심을 잡고 민생 회복 정치, 기후 정치를 전면화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정당에 보태는 1석보다, 원칙과 가치를 지켜가는 녹색정의당에 보태주시는 1석이 민생을 위해서도, 정권 심판을 위해서도, 기후정치를 위해서도 더 큰 가치가 있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녹색정의당을 살리기 위해 지식인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 조돈문 가톨릭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117명의 학계, 연구자, 지식인들이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색정의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원칙을 지키지 않는 정치권력은 국민의 생명과 다가올 미래를 위협하는 괴물과 같다"면서 "원칙 없는 거대 양당 정치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마저 짓밟아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거대 양당의 이탈 세력은 두 당의 자기 분열을 '새로운 정치', '제3지대'라 부르며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식의 제3지대 정치는 그 어떤 새로운 목소리도, 주체도 없는 양당 독점 정치의 자기 복제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이들은 "정의와 민주주의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윤석열 정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녹색정의당이 제3지대를 이끄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주저하지 않고 녹색정의당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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