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 노회찬 묘역에서 출정식…"진보정치 꿋꿋이 지키겠다"

"정권심판 방패로 위성정당에 몸 실으며 진보정치 원칙 뒤흔든 진보정당도 있다"

녹색정의당이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하루 전인 27일, 마석 모란공원의 고(故) 노회찬 전 의원 묘역을 찾아 총선 출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녹색정의당 총선 지도부는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고 노회찬 의원의 유지를 가슴에 새기고 정의로운 정권심판의 길을 당당히 가겠다"고 밝혔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전 정의당 비대위원장)는 결의대회에서 "22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진보정치가 처한 상황은 어수선하다"며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사회의 변화를 선도해왔던 독자적 진보정치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김 상임대표는 "함께 진보정치를 꿈꾸던 분들 중에는 당을 떠난 분들도 있고, 정권심판을 방패로 위성정당에 몸을 실으며 진보정치 원칙을 뒤흔든 진보정당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주도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한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을 겨냥한 얘기다.

김 상임대표는 "하지만 녹색정의당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진보정치의 이상과 가치를 포기할 수 없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가장 어려운 길이 옳은 길'이라는 노회찬 의원의 말씀처럼, 위성정당 반칙 연대를 거부하고 진보정치의 원칙을 꿋꿋이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듯, 정권심판은 이번 총선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시대정신"이라면서도 "어떤 심판이냐, 누가 무엇으로 심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권심판이 거대야당의 승리로만 귀결된다면 진정한 심판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노동자와 농민, 여성과 소수자, 기후시민들 그리고 6411버스에 탑승했던 우리 사회의 투명인간들이 승리하는 정권심판이어야 한다"며 "'검찰독재 청산'만으로 정권심판을 완성할 수 없다. 기후악당, 노동탄압, 여성차별, 민생파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우리사회의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사기 가해자 변호사를 후보로 공천하는 더불어민주당, 삼성 이재용 회장의 변호인을 공천하는 조국혁신당만으로는 진정한 정권심판을 완성할 수 없다"며 "노동자와 농민 후보가 있는 정당, 기후정의와 성평등에 앞장서는 후보가 있는 정당인 녹색정의당만이 제대로 정의롭게 정권심판을 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상임대표는 유권자들을 향해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녹색정의당이 여기서 주저앉는다면 대한민국 정치에서 노동의 목소리, 여성의 목소리, 농민의 목소리, 청년의 목소리는 사라질 것이다.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언덕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절박한 마음으로 반성하고 성찰하겠다. 노회찬의 6411정신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녹색정의당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김찬휘 녹색정의당 공동대표(전 녹색당 공동대표)도 "노회찬 의원은 초심이 달랐을 뿐만 아니라 그 초심을 꿋꿋이 지켰던 분"이라며 "잊을 수 없는 것이 새벽 4시 6411번 버스일 것이다. 기존의 정치권이 거들떠보지 않던 사람들, 그 존재 자체를 말하지 않던 분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분. 그들의 목소리를 우리나라 정치의 한가운데로 불러낸 사람이 바로 노 의원이었다"고 기렸다.

김 공동대표는 "노회찬 의원이 지키고자 했던, 함께 싸우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에서는 그 초심을 잃어버리고 노회찬 의원의 이름만 빌려 말만 할 뿐, 사실은 그 이름을 더럽히면서 자신들이 노회찬을 닮은 정치인이라고 등장하고 있다"고 일부 보수진영 정치인을 겨냥하며 "녹색정의당은 정의와 원칙을 지키겠다. 노회찬 의원의 초심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녹색정의당 총선 지도부가 27일 오전 마석 모란공원의 고(故) 노회찬 의원 묘역에서 총선 출정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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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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