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후보들 "의대 증원 '2000명' 고수 안돼"…'윤핵관' 권영세도 가세

사전투표 D-7, 용산에 불만 표출…"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건에 공감 보여야" 지적도

윤석열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 제22대 총선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일제히 불만을 쏟아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윤핵관' 권영세 의원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사건' 등에 대해 윤 대통령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접어들며 불리한 여론을 피부로 접한 여당 후보들이 용산에 쓴소리를 꺼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서울 용산 후보로 나선 권영세 의원은 29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지지율이 올라갔다 떨어진 것은 호주대사 문제와 황상무 수석의 적절치 못한 발언이 원인이 됐다면, 지금은 의정 갈등이 거의 주요한 우리의 부담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처음에는 의사 수 정원에 굉장히 긍정적 지지를 보내주셨고,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의대 증원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의사집단, 의사협회와 갈등을 계속해서 빚고 그걸 풀어내지 못하는 부분, 그래서 국민들이 병원에 갔을 때 실질적으로 불편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 이제는 피로감을 느끼고, 오히려 부정적인 요소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2000명 증원' 입장을 유지하는 데 대해서도 "처음에 대통령께서 유연하게 나가라고 이야기하셨고,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모든 이슈가 대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 부분이 맞다"며 "궁극적으로 2000명을 가더라도, 조금 미룰 수도 있고 점진적으로 할 수도 있고, 의사 수가 확보됐다고 생각하면 빨리 그만둘 수도 있고 이런 유연성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견을 표했다.

앞서 수 차례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경기 성남분당을 안철수 의원 역시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0명을 성역으로 남기면서 대화하자면 (의정 대화에) 진정성이 없다고 다들 느낄 것"이라며 "서울대 (의대) 비대위 임원들과 만나서 이야기해 보니 충분히 대화 용의가 있다. 정부도 2000명을 고집하지 말고 제대로 빨 대화의 장에 나와서, '국민들이 정답'이라고 대통령도 말씀하셨지 않나? 그렇게 풀어갔으면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한 김경진 전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에 참패하면 의료개혁이건 의사 증원이건 하나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 어떤 식으로 협의를 해서 1000명으로 한다든지, 700명으로 한다든지, 최선보다는 차선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이나 한 위원장에게 전권을 맡기고 그 해법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여당에 불리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방안을 묻는 말에도 "기본적으로는 용산"이라며 "대통령이 국민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시는 부분이 조금 약한 것 아닌가 이런 판단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꺼냈다. 그는 "이태원에서 많은 젊은 청춘이 명운을 달리했고, 채 상병도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결국 사람이 죽었던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이 일반 국민의 고통과 아픔에 진심 어리게 공감하고 있다고 국민에게 전달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이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정운천 전 의원도 선거 분위기 반전 방안을 묻는 말에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나름대로 법과 원칙을 제대로 하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있는데, 결국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며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전제 하에서 국민들에게 좀 더 소프트한,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한테 힘을 실어주시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세 중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해 '욕설 유세' 논란이 인 데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표현이나 선거전략 면에서 실수가 있었으면 사과하고, 바로 국민·민심 눈높이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막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선거 때 자극을 주면 크게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며 "조금 더 순화된 표현을 써야 된다"고 했다.

'욕설 유세' 논란에 대해 한 위원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표현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 것이고 다음 유세부터 (표현을) 좀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유세를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장 총장은 다만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쏟아내는 1일 1망언도 국민들께서는 충분히 지켜보시고 평가해주리라 생각한다"고 역공도 폈다.

장 총장은 '의대 증원 문제를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오는 5일 전까지는 끝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는 "꼭 사전투표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국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데, 최대한 빨리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당 입장"이라며 "의제 제한 없이 건설적 대화가 이뤄져야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당의 변함 없고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 총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선거 전반 판세에 대해서는 "254개 선거구 전체는 아니고 170개 선거구 정도에 (당 여의도연구원에서) 여론조사를 마쳤고 어제 결과를 보고받았다"며 "경합지역, 저희들이 우세였는데 열세로 돌아선 곳이 여럿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아직 시간이 많아서 충분히 해볼 수 있다. 역대 어떤 선거도 어렵지 않은 선거가 없었다"며 "어려울 때 오히려 힘을 모으고 국민 속으로 다가갔을 때 좋은 선거 결과를 얻은 적이 많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이 수세에 몰린 국면에서 반전 카드로 유승민 전 의원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그 부분까지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장 총장은 다만 유 전 의원이 전날 일부 수도권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데 대해 "개별 후보에 대해 적극 지원유세에 나서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어제 (유 전 의원이) '후보들 중 유세 요청하는 분이 있으면 직접 나서서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씀한 걸로 안다"며 "지금 여론이나 당원·후보들 중에 그런 요청을 하는 분들이 있고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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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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