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지원 나선 유승민 "尹정부 실패, 한동훈도 중도에 악영향"

韓 "정부 잘못 제가 잡겠다"지만 … 劉, 박근혜 예방, '욕설 유세' 논란 직격

당내 '총선 역할론'이 일었던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친(親)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경준 경기 화성정 후보의 유세 지원에 나서며 선거운동 국면에 등판했다. 유 전 의원의 총선 메시지 일성은 "윤석열 정부가 2년 동안 경제와 민생에 잘못하고 실패했다"는 것이었다. 유 전 의원은 또 '야당 심판'을 강조하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중도층 표심은 더 멀어질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28일 오후 5시께 경기 화성시의 유경준 후보 유세 현장을 찾아 "이번 선거가 굉장히 위험하다. 너무 어렵다"며 "힘이 될 수 있다면 저에게 요청 오는 후보들에 한해 (선거운동을) 적극 돕겠다"고 말해 본인의 역할을 넓혀갈 것임을 시사했다. 유 전 의원은 이튿날 29일 오후 6시에 예정된 국민의힘 이종철 서울 성북갑 후보에게도 유세 지원을 나설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이 정치 일선에 공식 등장한 것은 지난 1월 불출마 선언 이후 처음이다.

기자들과 만난 유 전 의원은 특히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비슷한데, 왜 후보 지지도는 이렇게 수도권이 전멸 위기에 처했느냐, 중도·무당층의 마음이 야당에 가있기 때문"이라며 '윤 정부의 실정'을 수도권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경제와 민생에서 잘못하고 실패했다. 최근 대파 한 단에 얼마냐(하는 문제)도 있지만, 물가·금리·주택 문제, 노동·복지 문제, 비정규직·저임금 근로자, 영세자영업자 등 다녀보면 너무 어렵다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밑바닥에 깔려 있는 정권심판론의 핵심은 경제민생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또 "공정이라는 것을 가지고 이 정부가 정권을 잡았는데, 거기서 공정하지 못한 일들이 구체적으로 일일이 열거 안 해도 국민들 아시는 일들이 최근 많이 벌어졌다"며 "남은 기간 동안 우리 후보들과 당이 가장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하는 부분은 진심을 다해서 떠나간 중도층의 마음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3%~5%라도 돌릴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종섭·황상무 사태 등 연이은 대통령실발 리스크를 지적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와의 차별화를 내세운 것은 유 전 의원뿐 아니라 현 국민의힘 지도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서울·경기 지역 유세 지원에 나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오후 경기 남양주시 다산선형공원 유세현장에서 "우리의 잘못을,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려면 저한테 얘기해 달라"며 "제가 시원하게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해 수도권 위기론에 전향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앞서 의대 증원 문제, 황상무·이종섭 논란 등에 대해서도 정부와 대통령실에 대해 이견을 제시한 바 있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은 한 위원장을 향해서도 "'이조(李·曺)심판', '종북심판' 이런 이야기가 나오던데, 그런 슬로건을 가지고 이번 선거를 치르면 제가 강조하는 중도층 표심은 더 멀어질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날 오전부터 '이조심판(이재명-조국)'을 강조하며 야권 대표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판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한 위원장의 선거운동 기조를 비판한 것이다. (☞관련기사 : 한동훈, 선거운동 첫날 '더 거칠게'?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유 전 의원은 한 위원장이 지난 26일 대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보수결집'을 시도한 일에 대해서도 "악영향이다. 그건 총선 끝나고 말 많이 하겠지만 그게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진짜 잘 모르겠다"며 "보수 결집은 너무 과잉상태"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이날 한 위원장 유세 가운데 나온 비속어 논란을 두고도 "오늘 한 위원장이 어디가서 실언을 한 것 같은데, 보수는 아무리 급해도 품격"이라며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이 야당이라서 이 정권에 대한 증오나 이런 것 때문에 막말을 하더라도, 오히려 우리가 품격 있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고언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 위원장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 현장에서 야권을 비판하는 와중에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한 위원장이 전날 야심차게 내놓은 '국회 세종시 완전이전' 공약에 대해서도 "국회의 세종 이전은 저도 찬성이지만 국민들께서 '김포시 서울 편입' 등 선거 막판에 터트린 큰 공약들에 대해 얼마나 신뢰할까"라며 "그런 것보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이럴 때 의대증원문제 때문에 야기된 의정갈등, 이런 거라도 일주일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왼쪽)과 유경준(화성정) 후보가 28일 경기 화성 동탄에서 총선 출정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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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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