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이순신 장군은 국민의 힘?

이순신 장군은 국민의 힘이다.

왜구가 쳐들어온 임진왜란 당시는 물론, 426년 세월이 흘렀어도 장군은 여전히 국민의 힘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그 존재만으로 애국심과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한국사의 대표적인 구국영웅이기 때문이다.

충남아산FC도 국민의 힘이다.

아산시민의 힘이고, 충남의 힘이다.

전신이었던 무궁화축구단이 해체 위기에 있을 때 시민의 힘으로 부활시킨 축구단이다.

경기 때마다 2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린다.

지난 9일 개막전에는 1만여 명이 관람석을 채웠다.

승패를 떠나 아산시민과 충남도민에게 힘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충남아산FC가 때아닌 정치논란에 휩싸였다.

선수들이 홈경기를 치를 때 입었던 파란색 유니폼을 버리고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나왔기 때문이다.

명예구단주인 김태흠 도지사와 구단주인 박경귀 아산시장도 소속 정당 상징색인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나와 시축을 하고 인사말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서포터즈 ‘아르마다’와 축구팬들은 경기장에 ‘축구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 ‘김태흠 박경귀 OUT’ ‘아산의 축구는 죽었다’ ‘정치 자신 없으면 때려쳐’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항의했다.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유니폼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산시와 구단은 4월 이순신 축제를 앞두고 있어 장군의 상징색(군복 색깔)을 염두에 두고 빨간색 유니폼을 선택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3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유니폼이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노란색인지 모르고 갔다. 엉뚱한 오해를 사는 바람에 억울하게 됐으니 나도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아산시와 구단의 말대로 정치적 의도 없이 단지, 이순신 장군의 상징색이어서 선택했다고 치자.

“같은 시기에 매년 열리는 개막전에서는 왜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느냐”며 따지는 것도 그닥 의미 없어 보인다.

미처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이라는 성어를 떠올리지 못한 누군가의 실수라고 하자.

다만, 이순신 장군까지는 아니어도, 충남아산FC 만큼은 아니어도, 제발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치를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4월10일 22대 총선이 28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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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우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장찬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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