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박성민 의원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등이 4.10 총선 후보로 확정됐다. 서울 강남권 현역인 유경준·박성중 의원은 수도권 험지로 재배치됐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사 브리핑에서 "4차 경선을 통해 13개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가로 확정했다"며 울산 중구에서는 박성민 의원이, 부산 사하을에서는 조경태 의원이 원 지역구에서 다시 총선 후보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서울 강동갑에서 치러진 '친윤 경선'에서는 전주혜 비례대표 의원이 윤희석 당 대변인에게 승리했다. 반면 비례대표 노용호·조명희 의원은 각각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과 대구 동·군위을에서 원외 후보에게 패배했다.
윤석열 정부 내각·대통령실 출신 가운데에는 김기흥 전 부대변인이 인천 연수을에서 유승민계 민현주 전 의원에게 승리했으나,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충남 천안을)과 용산 출신 정호윤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부산 사하을), 배철순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경남 창원의창), 신진영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충남 천안병)은 고배를 마셨다.
서울 중·성동을에서는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이,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는 한기호 의원과 허인구 전 G1 방송 대표이사가, 대구 동·군위을에서는 강대식 의원이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결선투표를 치른다. 경남 김해갑에서는 권통일 전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과 박성호 전 경남부지사가 결선투표를 한다.
서울 강남병 현역의원인 유경준 의원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은 경기 화성정으로 재배치됐다. 정영환 위원장은 이날 "화성정에 우선추천된 유 의원은 국민의힘 최고의 경제 전문가"라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화성시의 경제성장 청사진을 화성시민께 제시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공천 이유를 설명했다.
유 의원은 앞서 현 지역구인 강남병에서 컷오프되자 '기준이 뭐냐'며 이의신청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한 바 있고, 이에 당 지도부에서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정하는 분을 재배치할 필요는 없다", "강남·서초는 사랑을 많이 받아온 지역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번 (공천)되면 안 된다"고 하는 등 충돌 양상으로 가는 듯했으나 결국 유 의원이 이의신청을 철회하고 당의 험지출마 요청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로 봉합됐다.
경기 화성은 기존 갑·을·병 3개 지역구였던 경기 화성시가 이번 총선부터 갑·을·병·정 4개 지역구로 분구된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갑·을·병 3개 지역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 가운데 화성정은 동탄신도시 일원에 해당하며, 화성정 5개 동(洞) 가운데 3개는 기존 이원욱 의원(현 개혁신당 소속) 지역구, 2개는 권칠승 의원(민주당) 지역구다. 민주당은 현재 경선 진행 중이어서 화성정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고, 개혁신당 이원욱 의원은 이미 출마선언을 해 3파전이 예상된다.
앞서 서울 서초을 현역인 박성중 의원도 경기 부천을 지역에 전략공천된 바 있다. 부천을도 이번 총선에서 일부 지역구 조정이 있었지만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 지역구와 대부분 겹치는 곳으로, 민주당은 경선을 진행 중이고 설 의원은 무소속 출마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가진 출마 회견에서 "서초를 발전시킨 것처럼 부천시를 반드시 변혁시키겠다"며 "국민의힘은 부천시의 신도시 재정비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도시행정 전문가인 저를 전략공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나는 서초을에서) 컷오프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3차례 이상 공관위 요청에 따라 험지출마를 준비했고 3월 5일 오전까지 막바지로 조율 중인 상황에서 당일 오전 10시경 공관위가 서초을 공천현황을 먼저 공지하고 오후에 전략지 공천을 발표했는데, 일부 언론에서 박 의원이 마치 컷오프된 것처럼 오인했다"고 이날 회견과 SNS 등을 통해 밝혔다.
정우택 '돈봉투' 문제제기 기각…'5.18' 도태우는 사과, '난교' 장예찬엔 "꼬투리"
한편 정영환 위원장은 충북 청주상당 후보로 확정된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오늘(9일) 오전 회의에서 토의했고 당 클린공천지원단에서도 여러 사실을 확인해 팩트를 확인했다"며 "공관위는 (의혹 제기가) 객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봐서 이의를 기각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대구 중·남구 후보로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의 경우에는 지난 8일 정 위원장이 "별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 변호사가 지난 2019년 "5.18을 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허구적 신화",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반응이었다.
도 변호사는 9일 입장문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5년 전 저의 정제되지 못한 개인적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앞으로 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언행에 더욱 신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도 변호사는 다만 "그러나 제가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는 일부 보도는 명백한 오보이자 허위"라며 "2019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발족을 맞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의 왜곡 방송, 조총련의 활동 등 북한의 개입 시도에 대해 위원회가 이를 철저히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고, 또한 검찰조서, 각종 보고서 등에 나타난 의문점과 모순점에 대해 각계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주장들을 검토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또 부산 수영 공천을 받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지난 2014년 SNS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는 글을 써 논란이 된 데 대해서는 "거기에 관해서는 아직 (이의신청 등이) 접수된 바 없어서 검토하지 않았다"며 "접수되면 한 번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장 전 최고위원은 물론, 당 지도부까지 방어에 나서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장 후보를 향한 비난을 위한 비난이 한심할 지경"이라며 "10년 전 SNS 글 꼬투리잡고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민주당"이라고 역공했다.
충남 서산·태안 후보로 단수공천된 성일종 의원의 '이토 히로부미' 발언 논란(☞관련 기사 : '이토 히로부미' 인재육성 예로 든 與 성일종)에 대해서도 정영환 위원장은 "(이의제기가) 없고,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이미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말씀했고, 그런 우려에 대해 성 의원에게 제가 직접 전달드렸다"며 "차후에는 논란되는 일이 없게 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전해드렸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은 9일 성 의원의 이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취지에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난입해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건조물침입 등 혐의)되기도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과격함이 도를 넘었다", "선거방해 행위"라며 "대진연은 이적단체인 한총련의 후신", "진보를 가장해 자신들의 왜곡된 뜻을 관철하기 위한 불법적 행위는 반드시 엄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