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부터 적용됐으나 50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다. 국민 70%는 이 법을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이하 한보총)는 지난 16~18일 사흘간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9.5%가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유예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8%에 그쳤다.
연령별로 나눠 보면, 50대 응답자 중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찬성 비율이 75.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이어 17~29세(72.2%), 30대(70.9%), 40대(69.7%), 60세 이상(63.7%) 순이었다.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찬성 비율은 대체로 10~20% 수준이었으나 60세 이상은 31.5%에 이르렀다.
직업별로 이 법안의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찬성 비율을 보면, 가정주부(75.3%), 기능·숙련직(75.0%), 학생(72.4%), 전문·자유직(72.0%)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판매·서비스직(59.7%), 자영업(61.5%), 경영·관리직(61.5%), 농·림·어·축산업(63.6%), 무직·취업준비중·기타(65.2%) 직군에서는 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재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률은 69.8%로 나타났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27.6%였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6.9%로 많았고, 60세 이상에서도 70.1%로 높게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기능·숙련직에서 78.1%, 판매·서비스직에서 77.9%가 이 법이 산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한국인의 안전수준 인식 수준은 응답자 80.8%가 '심각하다'고 봤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이 비율은 71.4%였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85.6%, 60세 이상에서 82.5%가 한국의 안전수준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직업별로는 기능·숙련직에서 93.8%가, 자영업에서 84.4%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한국의 산업재해 역시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82.7%)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 역시 2023년 조사(78.7%)보다 응답률이 높게 나왔다.
50대 84.1%, 60세 이상 86.3%가, 그리고 농·림·어·축산업(100%)과 기능·숙련직(90.6%)이 한국의 산재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60세 이상, 자영업자, 농·림·어·축산업 종사자의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반대 입장이 강했던 것과 달리, 산재 수준은 이들에게서 더 중대하게 인식됐다.
오는 4월 10일 총선에서 각 당이 산재와 직업병 문제를 중요한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 응답 비율은 77.9%에 달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은 15.2%였다.
연령별로 50대 81.0%, 60세 이상 79.6%가 산재와 직업병 문제의 공약 제시에 찬성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86.5%)과 농·림·어·축산업(81.8%)이 평균 이상의 찬성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중대재해 예방과 감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데는 응답자 66.7%가 찬성했다. 청이 설립되더라도 중대재해가 감소하지 않을 것이어서 설립이 불필요하다는 응답률은 24.3%였다.
정혜선 한보총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에 대해 국민 중 7명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지만, 정부의 정책 추진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게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회장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산재예방을 위한 공약 제시가 필요하는 응답이 77.9%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므로 정부와 국회가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실질적인 공약 개발 등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한보총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전국 만 17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1.4%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