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본회의 앞두고 "특검법 재표결 지연은 헌법유린"

윤재옥 "특검 대상 김건희 아니라 김정숙이라도 거부했을 악법"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김건희 특검 법안에 대한 즉시 재의결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에 대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 "헌법유린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본회의 상정이 예상되는 이태원 특별법 국회의장 중재안에 대해서도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기준에 맞지 않는 내용이 있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쌍특검법 통과를 위해 밀실야합까지 하면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대통령이 재의요구한 법안을 법적절차대로 표결하겠다는 것도 권한쟁의심판 운운하며 재표결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참으로 염치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청구,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 등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 같은 민주당 측 입장을 두고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헌법교란 행위"라며 "(민주당엔) 어떤 정당성도 명분도 없다. 국회 다수당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자기 정략적 목적 달성을 위해 부추기는 입법 폭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긍정여론이 높게 집계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특검법 자체가 문제적'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윤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긍정여론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론이 그렇게 나오면 저희들이 이 법의 문제를 상세히 알려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여론조사상 부정평가가 높게 집계되고 있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거부권 행사 이유는) 특검 대상이 김건희 여사라서가 아니라, 법안 자체가 위헌 요소가 있고 문제가 많기 때문"이라며 "대상이 김건희 여사가 아니고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 할지라도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오늘 본회의서 재의결 표결을 하는 게 국회의 원칙이고 상식이고 관례"라며 "(민주당이) 굳이 총선 민심을 교란하기 위해 시기를 이렇게 자기들 유리한 시기에 맞추겠다는 자체가 이 법이 정략적이고 악의적인 총선민심교란용 악법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그런 일"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개의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선 특별조사기구 설치 조항 등을 둘러싼 여야 합의 불발로 계류 중인 이태원 특별법이 쟁점법안으로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특별조사 시기를 총선 이후로 미루고 특검구성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국회의장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날 윤 원내대표는 해당 중재안에 대해서도 사실상의 거부의사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이태원 특별법의 국회의장 중재안을 큰 틀에서 받아들일 수 있나'라는 질문을 듣고 "(국민의힘은) 재난을 정쟁화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켜선 안 된다, 두 번째는 유족과 피해자한테 최대한 실효적 조치를 한다, 이 두 가지 원칙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중재안은) 첫 번째 원칙과 관련해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기준에 맞지 않는 내용이 있어서 합의가 안 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태원특별법의 본회의 표결과 관련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오늘 처리하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다"며 "국민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처리 입장을 확실히 한 바 있어, 본회의 표결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이 단독으로 특별법을 통과시킬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묻는 질문에는 "아직 거기까지는 언급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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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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